저자     한홍  (2007-04-25 16:08:30, 조회 : 2182) 출판사     두란노  제목     세상 중심에 서다 세상 중심에 서다 한홍 지음 두란노 / 2007년 2월 / 249쪽/ 12,000원 ▣ 저자 한홍 UC 버클리 대학(B.A.)을 졸업하고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학위(M. Div.)를,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미국 교회사로 박사학위(Ph. D.)를 받았다. 한동대와 숙명여대에서 리더십, 스피치, 미국 역사를 가르친 바 있다. 현재 온누리 교회 양재성전 수석 부목사이며 온누리 리더십 인스티튜트 및 횃불 트리니티 리더십센터 원장, 온누리교회 국제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14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간 1.5세로서 진정한 글로벌 리더십의 길을 제시하려는 비전을 품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기독교계에서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세미나의 주 강사일 뿐 아니라, LG, 농심, KT, SK와 같은 한국 굴지의 대기업 임원들의 리더십 특강을 맡고 있고 특히 삼성그룹은 신임 간부 및 임원 훈련 프로그램에 필수 코스로 그의 리더십 강의를 포함시켰다. 이외에도 연세 세브란스 병원과 국제 산업 디자인대학원 최고 경영자 과정의 주 강사를 지냈고 시대를 읽는 예리한 눈과 독특한 글쓰기로 《조선일보》에 1년간 ‘한홍의 리더십 칼럼’을 연재했다.  탁월한 커뮤니케이터이자 리더인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실력과 영성을 갈고 닦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전작 『거인들의 발자국』, 『칼과 칼집』, 『리더여 사자의 심장을 가져라』, 『시간의 마스터』는 이미 리더십 분야의 명저로 자리매김 했다.  ▣ Short Summary 지금부터 2천 5백 년 전 바벨론이 망한 이후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유대인들은 파괴된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려고 노력했지만 이스라엘이 다시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한 주변 민족들의 방해로 성벽 재건은 100년이 넘게 방치되고 있었다. 당시 유대계 이민 2세로 대제국 페르시아 왕의 최측근 참모로 출세해 있었던 느헤미야는 유대 민족이 처한 어려운 처지를 듣고 자신이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고통받고 있는 민족을 구하기 위해 예루살렘 성벽 재건에 나선다. 느헤미야는 우선 하나님께 유대 민족의 죄를 회개하고 자신이 민족의 부흥과 재건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도움을 구했다. 그리고 페르시아 왕의 마음을 움직여 성벽 재건에 필요한 허락과 도움을 받아낸다. 예루살렘 총독으로 부임한 느헤미야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유대 백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성벽재건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그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처럼 기도했지만 준비할 때는 모든 것이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처럼 치밀하게 준비했다. 사전에 현장을 답사하고, 적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기가 막힌 용병술로 백성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강력한 팀워크를 구축했고,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적의 위협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내부 분열을 막기 위해 지도층의 솔선수범을 촉구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겸손하고 엄격한 자기 절제를 통하여 구성원들에게 모범을 보였다.  탁월한 리더십으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예루살렘 성벽 재건을 52일 만에 마친 느헤미야는 성벽이 완성되자 이를 굳게 지킬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든 백성들을 모아 영성 회복의 불을 지피고,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을 실천하겠다고 언약으로 맹세하게 만들었다. 또한 성전을 정결하게 하고, 십일조 제도를 재확립하고, 안식일을 지키며, 이방인과의 통혼을 금지하는 개혁을 강력하게 실천하였다. 이처럼 그는 성공을 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성공을 관리하는 데에도 탁월한 리더였다.        52일 만에 온갖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불가능할 것 같은 성벽 재건 프로젝트를 일궈낸 리더십 스토리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느헤미야에게 진정한 리더란 어떤 문제를 가지고 괴로워하고 기도해야 하는지,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서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고 지혜롭게 실천해야 하는지, 필요한 사람과 자원을 어떻게 공급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또한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내부의 반란과 외부의 공격을 어떻게 이겨 나갈 수 있는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집념이 무엇인지, 사람들을 축복하고 격려하여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팀워크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배운다. 영성과 실력을 겸비한 탁월한 리더 느헤미야의 리더십을 통해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진정 아름다운 리더로 거듭나기를 소망하며 한편으로 우리 국민들이 사욕을 버리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진정으로 헌신하는 리더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 차례   프롤로그  "리더십이 모든 것이다" PART 1 기도로 시작하는 리더 1. 기도의 크기를 키우라 2. 상향 리더십을 발휘하라 PART 2 함께 일하는 리더 1. 치밀하게 준비하라 2. 팀워크로 일하라 PART 3 위기를 돌파하는 리더 1. 일꾼이자 전사가 되라 2. 내부의 분열을 막으라 3. 최우선 순위에 집중하라 PART 4 성공을 관리하는 리더 1. 성공을 정착시켜라 2. 영성을 회복하라 3. 부흥의 불을 지펴라 PART 5 개혁을 완성하는 리더 1. 말씀을 실천하라 2. 휴식과 축제를 소홀히 하지 말라 3. 삶의 방식을 바꾸어라 에필로그  "세상 중심에 선 당신" 기도의 크기를 키우라 기원 전 536년 바벨론이 망한 뒤 포로로 끌려간 유대 사람들이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무너진 성전 재건에 성공한다. 이후 기원전 458년 에스라가 이끄는 두 번째 집단이 예루살렘으로 귀향하면서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벽 재건을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성벽이 세워져야 독립국가의 위상을 천하에 알리고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위 민족들의  극심한 견제로 성벽 재건은 실패했고 유대인들은 불안하고 힘든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느헤미야는 페르시아 왕 아닥사스다를 모시는 술관원(cup bearer, 왕에게 드리는 음식과 음료를 검사하는 관리)을 하고 있었다. 술관원은 왕을 항상 수행해야 했기에 외모, 지식, 매너, 무예를 겸비한 사람만이 될 수 있는 오늘날의 비서실장에 해당하는 높은 벼슬이다. 왕의 두터운 신임을 한 몸에 받으면서 대제국 페르시아 궁정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누리고 있는 그는 어느 날 유대인들이 성벽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주위 민족들의 약탈을 당하며, 하루하루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느헤미야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아 땅을 치며 울었다. 그리고 수일 동안 금식하고 기도하며 보낸다. 우리는 느헤미야의 이런 모습에서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배울 수 있다.  첫째,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사건도 어느 날 갑자기 평범한 순간에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연히 예루살렘에서 돌아온 사람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소식을 들은 것이 느헤미야에게는 일생일대의 전환점이 되어 버린 것이다. 당신도 어느 한순간 전혀 기대치 않았던 시점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둘째, 느헤미야는 성공에 오염되어 영성이 흐려지지도 감정이 메말라 버리지도 않았다. 아무리 돈 많고, 권력 있고, 학식이 있어도 하나님 백성이 고통받고 있어 하나님 마음이 아프다면 자신의 마음도 찢어지게 아플 수밖에 없다. 당신은 어떤가? 자신이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 대한 사명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몇 날 며칠 괴로워하던 느헤미야는 마침내 하나님 앞에 일생일대의 기도를 드린다. 현실을 직시했으면 그것을 가슴에 안고 하나님 앞에 나가야 한다. 먼저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위대함을 선언했다.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이여!” 대제국 페르시아의 위엄을 누구보다 잘 아는 느헤미야가 하나님이야말로 크고 위대하신 분임을 인정한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세상의 그 어떤 어려움이나 장애물도 힘을 쓰지 못한다. 이어 그는 민족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했다. “나와 나의 아비 집이 범죄하여 주를 향하여 심히 악을 행하여…” 진정한 부흥은 진정한 회개에서 시작한다. 영성의 깊이는 회개의 깊이다. 모든 기독교의 영적 거인들은 가슴 절절히 참회록을 썼다. 이것이 항상 자기 잘못 아니라고 빠져나가려 하는 세상 지도자와 하나님 지도자의 다른 점이다.  마지막으로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적극적인 도우심을 구했다. “오늘날 종으로 형통하여 이 사람 앞에서 은혜를 입게 하옵소서.” 어떤 문제를 놓고 엄청난 영적 부담을 갖고 간절히 기도했다는 것은 성령의 감동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것은 이 일에 대하여 그 사람에게 하나님이 뭔가 시키실 일이 있다는 것이다. 기도하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하나님의 파송의 노래를 듣게 된다. 그리고 헌신하게 된다. 기도를 시작하는 순간에 느헤미야는 벌써 페르시아 왕궁의 높은 벼슬을 포기하고 민족의 부흥과 재건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 하나님이 부르신 자리가 있다. 느헤미야는 지금까지 많은 노력으로 성공했지만 이제 그 성공의 힘을 이용해서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할 시점이 되었음을 알았다. 자신이 쌓아 올린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길을 갈 때 그는 비로소 하늘의 사람이 되었다. 잘살게 되었다고는 하나 너무나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여러 가지 면에서 총체적인 위기가 느껴지는 오늘날 한국의 현실, 우리 민족의 고통 앞에서 당신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엎드려 느헤미야처럼 민족을 위한 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은 어떠한가.          상향 리더십을 발휘하라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벽을 재건하는 일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왕의 재가라는 현실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그가 모시던 왕은 과거 예루살렘 성벽 공사를 중단시키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 이런 그에게 공사를 하러 가겠다는 말을 한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아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문제 속에 해답이 있다고 애초에 공사를 중단하게 한 것이 왕이었으니까 이제 공사를 다시 시작하게 하는 유일한 해답도 그에게 있음을 느헤미야는 알았다.  정면 돌파를 결심했지만 느헤미야는 서두르지 않고 넉 달이나 되는 시간을 생각하고 기도하며 때를 기다렸다. 크리스천의 리더십은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을 요구한다. 하나님은 위대한 일을 하시기 전에 항상 쉼표를 찍으시기 때문이다. 당신이 어떤 일의 실행을 놓고 기도하며 기다릴 때 그냥 세월만 낭비하는 것은 아니다. 그 시간 동안 전능의 하나님이 당신과 당신의 주위 환경을 준비하실 것이다.  느헤미야에게 그때가 넉 달 만에 왔다. 어느 날 왕이 느헤미야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것을 보고 근심이 있는지를 물었다. 왕이 자신을 염려하고 있음을 감지한 느헤미야는 이것이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하고 왕에게 말했다. “나의 열조의 묘실 있는 성읍이 황무하고 성문이 소화되었사오니 내가 어찌하여 얼굴에 슬픈 빛이 없사오리이까?” 그의 언어가 얼마나 지혜로운지 보라. “예루살렘을 다시 건설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대신 “조상의 묘실이 있는 성읍”이라고 표현했다. 이 말이 왕의 공감을 얻었던 것은 페르시아 인들도 조상의 무덤을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도하는 느헤미야에게 하나님이 순식간에 준 지혜였음이 분명하다.  느헤미야의 말에 대해 왕이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자 느헤미야는 이렇게 시작했다. “왕이 만일 즐겨 하시고 종이 왕의 목적에서 은혜를 얻어…” 왕의 권위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는 이 말은 신하로서의 예의를 넘어 그가 진심으로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한 사람임을 보여준다. 느헤미야는 본론을 이야기한다. “나를 열조의 묘실 있는 성읍에 보내어 그 성읍을 중건하게 하옵소서.” 왕은 성벽 재건 공사를 중지시켰던 자신에게 이런 요청을 한 느헤미야의 용기에 감탄하였다. 동시에 자신의 입장을 고려해서 부드럽고 겸손한 표현으로 진실하게 부탁하는 느헤미야, 평소 한 번도 자신을 실망시킨 적이 없던 능력 있고 성실한 느헤미야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하나님이 왕의 마음을 터치하신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말로 설득이 안 되는 것도 하나님은 가능하다. “네가 몇 날에 행할 것이며 어느 때에 돌아오겠느냐?” 이 말에서 왕이 허락했음을 감지한 느헤미야는 자세한 계획을 고한다. 먼저 각 지방 총독들에게 느헤미야 일행의 여행을 도우라는 내용의 조서를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혹시 모를 지방 총독들의 방해를 예방해 두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읍 건축을 위해 쓰일 들보 재목을 왕의 산림에서 베어 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처럼 느헤미야는 넉 달 동안 기도만 한 것이 아니라 성벽 건설에 필요한 사전 조사를 끝내놓고 있었던 것이다. 기도하는 사람이 하나님만 의지한다는 신앙을 앞세워 해야 할 준비를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기도의 사람은 동시에 준비하고 일하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믿음은 기도 응답을 전제하고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이다.  강하고 무서워 보이는 세상의 권력자들도 하나님이 원하시면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이 쓰실 도구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느냐다. 세상을 변화시킬 리더십, 특히 왕의 마음을 움직일 리더십에는 두 가지 축이 필요하다. 하나는 기도의 준비이며, 또 하나는 철저한 전략과 실력이다.  치밀하게 준비하라 왕의 허락을 얻은 느헤미야는 3개월에 걸친 긴 여행 끝에 예루살렘으로 온다. 페르시아 왕의 총애를 받았던 고위관리인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유대인을 핍박하던 주위의 적들은 그가 뭔가 큰일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두려워했다. 느헤미야는 자신에게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집중됨을 알았으나 우쭐하지 않고 예루살렘에 도착한 사흘을 눈에 띄는 일을 하지 않고 침묵 가운데 보낸다. 이처럼 하나님의 사람은 항상 부지런하나 조급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육체를 충분히 쉬게 하고,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고, 하나님 앞에 진지한 기도를 드리는 시간을 타협하지 않는다. 자신의 분주함을 스톱하고 하나님에게 집중할 때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나님이 하시기 때문이다.   준비는 조용히 하는 것이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느헤미야는 밤에 몰래 밖으로 나와 폐허가 되어 있는 성벽을 돌면서 파괴 정도와 주변 지리를 열심히 정찰했다. 정찰을 마친 후에도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함부로 발설하지 않았다. 느헤미야가 말을 조심한 것은 대적들의 모함과 방해를 경계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 중한 만큼 우리는 정성을 다해 신중해야 한다. 지혜로운 리더는 계획할 때, 말할 때, 행동해야 할 때를 잘 분별하는 사람이다. 제대로 침묵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필요한 때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하나님의 언어를 터뜨릴 수 있다.   비밀리에 철저한 현장답사와 사전준비를 끝낸 느헤미야는 마침내 유다의 지도자들을 모아놓고 성벽 재건 계획을 밝히고 협조를 구한다. “우리의 당한 곤경을 너희도 목도하는 바라. 예루살렘 성을 중건하여 다시 수치를 받지 말자.” 수십 년 동안 성벽 재건이 실패하면서 유대인들은 패배주의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느헤미야의 말을 듣고 “일어나 건축하자”고 선뜻 나섰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느헤미야의 눈빛과 목소리에 보통 사람과 다른 진실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열정을 헬라어로 풀면 “하나님이 그 상황 속에 함께 하신다”라는 뜻이다. 인간적으로 보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하나님의 지도자는 상황 속에 계시는 하나님을 본다. 그러므로 그는 무모한 모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대로 행할 뿐이다. 열정과 진실함만 가지고 사람을 움직일 수는 없다. 실제로 가능하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보여주어야 한다. “하나님의 선한 손이 나를 도우신 일과 왕이 내게 이른 말씀을 고하였더니…” 느헤미야는 자신이 예루살렘의 소식을 듣고 기도한 일부터 왕의 특별한 배려를 받아 예루살렘까지 오게 된 경위를 상세히 간증했다. 감동의 스토리에는 엄청난 설득력이 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사람의 리더십을 따라가면 뭔가 되겠다”는 확신이 유대인들의 마음속에 퍼져나갔다. 아무리 느헤미야가 훌륭하다 해도 사람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성벽 재건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모두 일어나 힘을 내어 이 일에 동참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사흘 만에 조직을 장악한 느헤미야. 이것은 백성들의 적극적인 팔로우십(followership)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리더와 백성들은 서로를 귀한 축복의 존재로 알아 귀히 여겨야 한다.  느헤미야가 성벽 재건 공사를 하기로 했다는 사실에 놀란 적들은 유대 백성들을 협박하기 시작한다. “너희는 왕에게 반란을 일으키자는 것인가?” 십여 년 전 유대인들이 반란을 꾀하려 한다고 모함하여 공사를 중단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아픈 데를 건드린 것이다. 이들이 쓰는 수법은 오늘날도 하나님의 사람들을 핍박하는 무리들이 즐겨 사용하는 수법이다. 그러나 적들의 공격에 대해 느헤미야는 단호하게 대처한다. “우리가 일어나 건축하려니와 오직 너희는 예루살렘에서 아무 기업도 없고, 권리도 없고, 명록도 없다.” 이처럼 하나님의 지도자는 사랑과 용서의 사람이어야 하지만 하나님의 백성들을 공격하려는 적들에 대해서는 초반부터 분명한 선을 긋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적이 아무리 커 보여도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음으로 치고 나가면 반드시 후퇴하게 되어 있다.  팀워크로 일하라 열심히 기도하여 왕의 허락을 받아내고,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사전 정찰을 끝낸 느헤미야는 드디어 성벽 재건 대공사의 막을 올린다. 그리고 기가 막힌 용병술로 투입된 모든 병사의 힘을 하나로 모아  공사를 52일 만에 완료하였다. 느헤미야서 3장에서 우리는 유대인을 성벽 곳곳에 배치하여 공사에 참여하게 하는 놀라운 리더십을 볼 수 있다. 주목할 일은 각자 맡은 일의 자리가 분명하며 그 자리에는 다 의미가 있다는 사실이다. 느헤미야는 공사의 시작을 북쪽 양문(sheep gate)에서 시작하였다. 양문은 제사에 바칠 양을 몰고 들어오는 문이기 때문에 제사장들은 이 문을 중수한 다음에 하나님께 봉헌한다. 마치 십일조와 같이 성벽 건축 사역에서 제일 먼저 이룩한 열매라 하여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이다. 제사를 드리는 양의 문을 공사의 스타트 포인트로 잡은 것은 영적 의미가 있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삶의 최우선 순위여야 하고, 인생 모든 것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느헤미야는 사람들을 배치할 때 확실한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자기 집과 가까운 성벽을 수리하게 했다. 이러한 방식은 일하는 데 오고 가는 시간도 줄이고 기자재나 인력 동원도 수월하기 때문에 효율성도 높았다. 이처럼 당신의 가장 가까운 곳, 당장 손만 대면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님의 일을 시작하라. 그리고 당신이 이끄는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전하고 격려하라.  아무리 헌신하는 사람이라도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잡지 못하면 열정은 식고 만다. 그래서 리더십은 일꾼을 신속히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는 느헤미야가 인력배치를 일사분란하게 해치운 것은 성벽을 정찰하면서 미리 어떤 사람들을 어디에 배치하여 작업을 할 것인지를 준비했음을 보여준다. 그가 52일 만에 수십 년을 지체했던 공사를 끝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30년 준비하시고 3년을 사역하셨다. 그런데 우리는 3년을 준비하고 30년 써먹으려고 한다. 하나님의 일을 할 때에는 조그마한 일이라도 철저히 준비하자.  느헤미야 3장은 성벽 공사에 동참한 일꾼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하나님에게는 사람 하나하나가 특별하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함께 하나님의 성벽을 만들어가는 동역자(co-worker)이다. 하나님 나라에는 자기 잘난 체하는 비판자나 방관자들은 없다. 모두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가진 것 다 바쳐 땀 흘리는 일꾼들이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의 가이드를 따라 주어진 장소에서 주어진 재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일할 때 강하고 웅장한 성벽이 세워진다. 우리 모두 거룩한 팀워크를 이루어 음부의 권세가 침범할 수 없는 반석과 같은 하나님의 교회를 세워 가자.  일꾼이자 전사가 되라 사마리아 총독 산발랏은 느헤미야가 예루살렘 성벽 재건 공사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분노했다. 철저한 교란 공작으로 성벽 재건을 막아왔는데, 하루아침에 일이 뒤집혔으니 분통이 터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느헤미야이다 보니 함부로 달려들 수도 없었다. 그래서 군대를 모아 놓고 위세를 부리면서 비웃고 조롱하는 심리전을 펼쳤다. “이 미약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힘도 없는 못난 너희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하루에 필역하려는가?(백 년 넘게 못했던 공사를 하루에 끝낼 수 있을 것 같은가)” 이 비웃음들은 유대인들뿐 아니라 그들의 하나님을 모욕하는 언사였다. 적의 비웃음이 백성들에게 미칠 심리적 충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던 느헤미야의 대응방법은 백성들을 이끌고 기도하는 것이었다. “주의 앞에서 그 악을 덮어두지 마옵시며 그 죄를 도말하지 마옵소서.” 여기서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영광을 걱정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개인적 모욕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이 더렵혀지는 것을 가만히 둬선 안 된다고 나섰다. 싸우는 대신 하나님의 손에 그 무리들을 의탁해버린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원수를 가장 효과적으로 응징하는 방법이다. 적의 비웃음 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강하게 기도하라. 그들을 하나님 손에 맡겨버리라. 그리고 신경을 꺼라.  느헤미야는 기도만 한 것이 아니었다. 백성들을 독려해서 성벽 재건 공사에 박차를 가한 결과 성벽 재건 공사가 순식간에 반이나 끝났다. “백성이 마음 들여 역사했기 때문(the people worked with all their heart)”이다. 적의 핍박이 하나님 백성을 분열시킨 것이 아니라 더욱 공고히 연합하여 힘써 일하게 하는 자극제가 된 것이다. 적의 무리는 유대인들이 공사를 빠른 속도로 진척시킨다는 소식에 더욱 화가 났다. 그래서 군사를 동원하여 습격할 음모를 짠다. 하나님의 일을 방해하려는 세력은 처음엔 공갈과 비웃음의 심리전을 펼치다가 그게 안 통하면 이렇게 노골적인 행동으로 나온다. 이때 느헤미야의 대응은 보통 때의 패턴과 똑같았다. 먼저 백성들을 데리고 함께 기도했다. 그리고 파수꾼을 뽑아서 24시간 경계 태세로 들어가 적의 침입에 대비하게 하였다. 대개 보면 기도하는 사람은 일을 잘 안 하고, 일하는 사람은 기도를 잘 안 하는데 느헤미야의 경우는 이 두 가지를 겸비한 사람인 듯싶다.    외부 위협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진행시켜 가는데 뜻밖에 기운 빠지는 일이 일어난다. 쉴 새 없이 일해오던 유대인들이 지치기 시작한 것이다. “흙무더기가 아직도 많거늘 담부하는 자의 힘이 쇠하였으니.” 또한 적의 습격에 대한 공포가 사람들 사이에서 번져가고 있었다. 스파이를 이용한 적의 후방 교란 작전이 극심했던 것이다. 사탄은 항상 하나님 백성들 안에 스파이 같은 세력을 심는다. 공포심으로 하나님 백성을 무기력하게 만들려는 고도의 심리전술이다. 느헤미야는 백성들이 동요하기 시작하자 뭔가 확실한 조치를 취할 필요를 느꼈다. 그는 백성들에게 칼과 창과 활을 들려 중무장을 시키고 성 뒤 낮고 넓은 곳에 배치했다. 그리고는 귀인들과 민장들에게 “두려워 말고 하나님을 기억하라. 하나님이 우릴 위해 싸우실 것이다”라고 상기시켰다. 이처럼 지도자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뒤, 하나님의 언어로 사람들을 격려하는 사람이다. 느헤미야의 철통같은 경계 태세를 감지한 적들은 무력침공을 포기한다. 하지만 느헤미야는 적이 물러갔다고 경계를 풀지 않았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사악한 적들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사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교대로 한 그룹이 공사를 하면 다른 그룹이 파수를 보게 했다. 그리고 백성들도 늘 칼을 차고 다니면서 공사를 하게 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철저한 준비를 하면서도 느헤미야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서 싸우시리라” 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강한 믿음을 보인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의 일을 하는 중간에 낙심하고 피곤하고 힘이 드는가? 당신을 모함하고 공격하는 적들의 비웃음이 당신을 침체시키고 있는가? 그래서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포인트에 있는가? 다시 한 번 일어나라. 한 손엔 칼을 한 손엔 쟁기를 잡고 다시 현장으로 뛰어들어 가라. 함께 기도하며 다시 한 번 혼신의 힘을 다해 땀을 흘려 보라. 하나님의 축복이 당신과 함께 할 것이다. 내부의 분열을 막으라 힘든 성벽 재건 공사를 진행하고 있을 때 뜻하지 않은 사고가 터졌다. 갑자기 가난한 백성들이 몰려와 크게 부르짖으며 자신들의 유대 형제를 원망한 것이다. 당시 유대에는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백성들이 많았는데, 지독한 흉년에 부패한 지역 관리들의 착취까지 더해져 이들은 생존권을 크게 위협받고 있었다. 심지어 이들은 자녀까지 담보로 잡히고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서 자녀를 노예로 팔아야 하는 처참한 상황이었다.  느헤미야는 깜짝 놀랐다. 그동안 성벽 공사에 힘을 쏟아 붓느라고 백성들의 삶의 현실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이다. 리더가 큰일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그 과정에서 보통 사람들의 고통을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한 이상 뭔가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조사 결과 흉년과 세금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서민들이 자식을 인신매매하는 상황까지 간 데는 기득권층의 고리대금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성경은 흉년에 신음하는 형제들에게 이자 없이 돈을 빌려 줄 것과 가난한 자의 물건은 저당 잡지 말 것을 명하고 있었다. 성경 말씀을 뻔히 아는 특권층들이 이웃의 희생을 발판으로 이득을 챙긴 것이다. 기득권층을 적대시하는 것은 지혜로운 처신이 아니다. 성벽 건설을 위해서는 그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무엇이 하나님 보시기에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는 진정한 리더였다. 그래서 그는 가난한 백성들을 돌보지 않고 자기 이익 채우기에 급급한 가진 자에게 의로운 분노를 터뜨린다. 먼저 느헤미야는 귀인과 민장들을 불러 가난한 동족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을 한 것을 준열하게 꾸짖었다. “너희가 각기 형제에게 취리를 하는 도다!” 느헤미야가 공식집회에서 문제를 다루기 전에 그들을 개인적으로 만난 깨우쳤다는 사실을 주목하자. 잘못을 지적하되 백성들 앞에서 하지 않음으로써 지도자들의 자존심을 지켜준 느헤미야의 배려는 각별했다.  그것이 끝난 후 느헤미야는 모든 백성을 한자리에 모으는 집회를 열어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형제 사랑을 강조했다. “너희는 너희 형제를 팔고자 하느냐?” 느헤미야 자신이 가난한 백성의 빚을 대신 갚아줌으로써 동족을 이방인의 손에서 속량(자유롭게 해 주는 것)시키는 모범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귀인과 민장들은 양심의 가책을 받아 아무 말도 못했다. 둘째 하나님의 영광을 강조했다. 믿음의 백성이라는 유대인들이 자기 형제를 이방인에게 노예로 넘긴다면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인이 유대인을 비웃고, 나아가 하나님을 비웃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외부 공격보다 더 무서운 것이 외부의 비방을 정당화시켜 주는 내부의 부패다. 믿는 사람들의 삶이 올바른 것이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형제 사랑과 하나님 영광을 강조한 느헤미야는 기득권층에게 이자를 받지 말고 저당 잡힌 물건들을 돌려주라고 호소했다. 놀라운 것은 느헤미야가 제시한 파격적인 해결방안에 부자들이 기꺼이 따랐다는 사실이다.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느헤미야에게 순복한 이유는 그가 자신의 삶으로 모범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총독의 신분이었지만 당연히 받아야 할 사례도 받지 않았고 무거운 세금과 부정으로 백성들에게 짐을 지우지도 않았다. 또한 땅도 사지 않고 판공비를 사용한 손님 접대도 하지 않았다. 느헤미야 자신이 금전 문제에 깨끗했기 때문에 다른 지도층들도 그의 꾸지람에 순종한 것이다. 지도자가 아무리 잘하자고 외쳐도 자신의 삶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 말에 권위가 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세상의 이익에 초연할 수 있었을까? 느헤미야서 19절에 답이 있다. “내 하나님이여 내가 이 백성을 위하여 행한 모든 일을 생각하시고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그는 그 어떤 땅의 보상보다 영원하신 하나님의 보상을 바라본 것이다.  최우선 순위에 집중하라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문짝 다는 작업을 제외하고는 모든 성벽 재건 공사를 완벽하게 끝냈다. 이 정보를 접한 적들은 몹시 당황하고 분노한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이 일을 저지하려고 한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한 세력들이 가장 견딜 수 없는 것은 하나님의 일이 활발하게 잘 되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를 막기 위해 온갖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한다. 적들의 첫째 계책은 느헤미야를 유인하여 암살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적들은 ‘오노 평지’에서 만나 평화회담을 하자는 가짜 제안을 느헤미야에게 보냈다. 오노 평지는 예루살렘에서 35km 떨어진 곳으로 병력을 매복시키기에 용이한 곳이었다. 적의 음모를 간파한 느헤미야는 단호하게 초대를 거절한다. 그의 거절의 변을 보자. “내가 이제 큰 역사를 하니 내려가지 못하겠노라.” 그가 대화제의를 거절한 것은 자신의 일에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목적의식이 분명하면 우선순위가 확실해진다. 느헤미야가 성벽을 쌓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집중하였듯이 당신에게도 한 눈 팔지 말고 집중해야 할 최우선 순위 사명이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최우선 순위의 사역이 무엇인지를 정리하고, 이 사역에 집중하는 것을 막는 그 어떤 것에도 단호히 “노!” 하도록 하라. 리더십은 집중력이다.     느헤미야가 유인책을 거절하자 적들은 술책을 바꾸어 거짓 루머를 퍼뜨리려는 시도를 한다. 느헤미야가 페르시아 제국에 대항해 반역하기 위해 성벽을 재건한다는 내용이었다. 느헤미야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는 악성루머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그의 반응은 간단했다. “너의 말한 바 이런 일은 없는 일이요, 네 마음에서 지어낸 것이라 하였나니…” 하나님 앞에서 동기와 목적이 순수한 사람은 적들의 거짓 루머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물론 처음엔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들지만 곧 가라앉히고 하나님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 느헤미야도 “그건 네가 지어낸 거짓이고, 사실이 아니다”란 한마디로 끝내버렸다. 루머를 퍼뜨리는 계략도 먹히지 않자 적들은 전략을 바꾸었다. 선지자 스마야를 물질로 매수한 것이다. 어느 날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느헤미야에게 스마야가 말했다. “적들이 너를 죽이러 올 것이니 하나님의 전으로 가서 외소 안에 있고 그 문을 닫자.” 얼핏 들으면 느헤미야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 같지만 여기에는 무서운 함정이 있었다. 하나님의 전 외소는 율법에 따라 제사장 외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만약 느헤미야가 암살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이곳에 숨는다면 율법을 범하는 것이 된다. 율법을 범한 자로 즉시 돌팔매질을 당할 수도 있다. 느헤미야는 단호하게 유혹을 거절한다. 하나님이 주신 비전인 성벽 건축의 총책임자인 자신이 어떻게 일신상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숨어 다닐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처럼 사명의식이 확실한 사람은 어설픈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영적 지도자가 물질에 매수되어 악의 도구로 이용당했다는 사실은 크리스천들도 물질 문제로 심하게 타락할 수 있으며, 그럴 때 여파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오늘날도 하나님의 지도자를 무너뜨리려는 악한 세력의 첩자가 교회 깊숙이까지 침투해 있을 수 있다. 느헤미야는 영향력 있는 영적 지도자였던 스마야의 배신을 통해 정신을 바짝 차렸을 것이다. 정말 사람은 사랑하고 용서해야 할 대상이지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오직 주님만 깊이 의지하고 그분의 도우심을 순간순간 구해야 한다.  성공을 정착시켜라 느헤미야의 탁월한 리더십 아래 하나님의 백성들은 52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백 년 넘게 끌어오던 성벽 재건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성공하는 것보다 성공을 관리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느헤미야가 이 점을 모를 리가 없다. 성벽공사가 완공되자 즉시로 그는 새로 건축된 성문과 성전을 관리할 사람으로 '문지기와 노래하는 사람들과 레위 사람들'을 먼저 세웠다.  문지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의 만리장성이 적의 침략으로 4번 뚫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적은 정면 돌파한 것이 아니고 문지기들을 매수했다고 한다. 아무리 철옹성 같은 성을 쌓고 있어도 지키는 사람이 강하고 깨끗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문지기에 이어 '노래하는 사람들과 레위 사람'을 세운 것은 느헤미야의 통치 철학을 보여준다. 레위 사람의 임무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을 준비하고 인도하는 것이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읍을 지키는 것은 인간의 칼과 창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재임을 믿은 것이다. 이어서 느헤미야는 자신을 도와 예루살렘을 다스릴 행정 책임자를 임명한다. 백성들의 신앙을 이끄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지혜로 백성들을 행정적으로 잘 다스리는 유능한 정치 관료들의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지도자를 세운 느헤미야는 모든 예루살렘 거민들에게 적들의 침입을 막기 위한 행동지침을 하달한다. 먼저 문지기들에게는 어둠을 이용한 적의 기습을 막기 위해 해가 중천에 올라 환해진 후에 성문을 열고 해가 지지 않아서 환할 때에 문을 닫으라고 명했다. 그리고 모든 백성들로 하여금 각자 순번을 정해 파수를 서게 하고 특히 자기 집 맞은편을 지키게 했다. 자기 자신과 가족의 안정이 예루살렘 전체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음을 알고 잠시도 경계를 늦추지 말라는 의미였다. 이처럼 느헤미야는 혼신의 힘을 쏟아 재건한 성벽을 지키기 위해 철저한 방어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했다. 영적 지도자란 이렇게 정신이 불같이 살아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눈을 시퍼렇게 부릅뜨고 있어야 한다. 몸은 피곤해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애써 쌓아 올린 하나님의 일을 지켜낼 수 있다. 짧은 기간에 성벽을 완공했으나 다른 문제가 떠올랐다. 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인구가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에 거주하면서 성읍을 지키고 돌볼 백성이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느헤미야는 인구조사를 실시하고 흩어진 하나님의 백성들의 소재(17개 가문 총 1만 6천 722명)를 찾았다. 그리고 제비를 뽑아서 전체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이주해서 살도록 하였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한다. 하나님의 사명을 기다리는 곳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아무리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도망가도 하나님은 끝까지 추적하여 찾으신다. 그리고 당신을 사명의 땅으로 데려오길 원하신다. 집을 나간 아들을 밤새 기다리는 아버지처럼,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 미친 듯이 거리를 헤매는 어머니처럼, 하나님은 잃은 자식을 찾아다닌다. 예수 믿고 교회 와서 이 자리에서 예배드릴 수 있게 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영성을 회복하라 성벽 재건도 끝나고, 새 이스라엘을 다스릴 리더십도 뽑고, 예루살렘에 양질의 인구를 이동시켜 도시를 살리기 위해 인구조사도 실시했다. 하지만 나라가 살아나기 위해 정말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영적 부흥운동'이었다. 그런데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백성들이 하나님의 성전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진정한 부흥의 시발점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을 어느 순간 사람들의 가슴에 부어주신 것이다. 성벽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강하게 느낀 백성들은 학사 에스라를 지목하여 그에게 율법 책을 읽어달라고 하였다.     에스라는 나팔절(히브리 달력으로 정월 초하루) 새벽 6시부터 정오 12시까지 모든 회중에게 율법 책을 낭독했다. 놀라운 것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백성들이 이 긴 시간 동안 진지하게 낭독에 귀를 기울였다는 사실이다. “내가 주의 계명을 사모하므로 입을 열고 헐떡였나이다.” 이처럼 부흥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말씀 받는 자의 마음이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열정으로 가득 차야 하고,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준비된 메시지가 간절히 사모하는 영혼에게 전해질 때 영적 불꽃이 일어난다.  참된 예배의 정신이 살아 있는 가운데 하나님 말씀을 듣고 깨닫게 되자 백성들은 회개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이는 영적으로 도전받은 사람들이 흘리는 회개의 눈물이었다. 이들은 하나님 은혜로 고국으로 돌아와 성벽을 재건하고, 성전도 다시 세워 새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 감사해서 울었다. 그리고 옛날처럼 범죄하지 않고 하나님 말씀대로 살겠다는 결심으로 울었다. 그러자 느헤미야가 백성들을 격려한다. “이 날은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은 너희의 힘이니라.” 여기서 기가 막힌 말은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은 너희의 힘이다”라는 말이다 하나님은 얼굴 찡그리면서 믿는 게 아니다. 하나님은 항상 기뻐하라고 하셨다.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면 당신의 얼굴에서 신경질과 독기와 어둠이 빠지고 천국의 기쁨으로 가득 찰 것이다. 말씀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영적 힘이 있다. 세상이 힘들게 느껴질수록 말씀의 파도가 영혼으로 밀려들게 하라. 그 힘으로 세상을 이겨내라.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능력과 자유와 회개와 가치관의 변화와 평화와 담대함을 줄 것이다.   부흥의 불을 지펴라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하는 모습을 보면 개인과 민족의 운명을 걸고 영적인 돌파구를 찾는 사람의 바른 자세가 무엇인지를 볼 수 있다. 첫째 이스라엘 자손들이 다 모였다. 남녀노소, 신분구별 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절실히 갈구했다. 둘째 금식하면서 굵은 베옷을 입고 머리에 티끌을 썼다.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자신을 낮추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목에 힘주고 하나님 앞에 나오는 사람들은 아무 은혜도 못 받는다. 셋째 우상을 섬기는 이방 사람과 절교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려면 자신을 영적으로 흔들리게 하는 음란하고 더러운 요소들과의 통로를 차단해야 한다. 넷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나님의 말씀을 서서 들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단순히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그대로 낭독했는데도 백성들이 진지하게 말씀을 듣고 변화했다는 사실이다. 다섯째 자신들의 죄와 허물을 고백하며 하나님을 경배하기 시작한다.  말씀이 영혼을 강력하게 터치하고 들어오면 두 가지 깨달음이 온다. 하나는 하나님이 누구신지, 그가 어떤 분인지에 대한 깨달음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것이다. 하나님을 알고 자신을 아는 것이야말로 예배를 정의하는 두 개의 거대한 축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알면 알수록 더 좋으신 분이기 때문에 더 깊이 알게 되면 찬양이 터져 나오지만, 나의 영혼은 알면 알수록 더 악하기 때문에 회개가 터져 나오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의 역사를 정직하게 하나님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만이 새로운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 말씀을 실천하라 앞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감동적인 국가적 부흥회 현장을 보았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고백 기도를 마무리 지으면서 이제는 자신들의 삶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문서를 작성하고 최고 지도자들부터 도장을 찍었다. 말로만 죄를 뉘우친 것이 아니라 실제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겠다는 비상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서 맹세한 첫째 약속은 이방인과의 결혼 금지였다. 이방인과의 결혼으로 우상을 섬기게 되고 죄악이 성행하여 나라가 망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단호히 짚고 넘어갈 필요를 느낀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식이 아닌 부모가 언약의 주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성경은 자녀의 결혼 문제에 부모의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의 결혼문화는 심각할 정도로 세상과 똑같이 병들어 있다. 신앙 연륜이 오래된 분들도 자식들의 만남을 기도와 사랑 가운데 주선하지 않고 학벌, 재산, 외모를 철저하게 따지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렇게 결혼시킨 자식들의 이혼율이 20~30%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잘못된 결혼은 하나님 백성들의 신앙을 병들게 하고 도덕성을 병들게 한다. 우리는 믿음 안에서 이 문제를 개혁해 나가야 한다. 둘째 언약은 안식일의 철저한 준수다. 하나님은 6일 동안 일하시고 7일째 되는 날 안식하셨다. 안식일을 준수한다는 것은 창조주로서 하나님을 인정하고 기념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날은 일상의 모든 분주함에서 벗어나 조용히 창조주 하나님에게 시선을 집중해야 한다.  셋째 언약은 하나님의 전을 돌보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율법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그동안 내지 않았던 성전세를 바칠 것을 맹세한다. 하나님이 돈이 궁해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헌금을 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간다는 말처럼 하나님은 헌금을 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이 하나님 성전에 가 있기를 원하신 것이다. 성전에 자신이 가진 베스트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을 인생 최고의 우선순위에 놓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헌금은 기쁜 마음으로 은혜받은 감격의 분량만큼 하는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의 번제단에 항상 불을 피워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누가 나무를 댈 것인지를 제비뽑기로 결정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가? 하나님의 단에는 항상 불이 꺼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꺼지지 않는 불은 성도들의 기도, 찬양, 물질, 시간, 헌신이다. 이것이 계속되어야 교회는 살아 움직인다. 그러나 혼자 다 할 수는 없다. 모두가 나누어서 각자에게 주어진 기도와 찬양과 물질과 시간과 재능의 헌신을 끊임없이 드려야 한다. 예배는 은혜를 받을 목적도 있지만 받은 은혜에 감격해서 내가 가진 가장 귀한 것을 하나님에게 드리는 목적이 더 강하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십일조에 대한 헌신도 맹세했다. 십일조는 하나님이 세우신 영적 지도자들의 생계와 성전의 일을 유지하는 데 쓰인다. 십일조를 하나님에게 드리게 한 다음 제사장들에게 주는 까닭은 백성들로 하여금 제사장들을 자신들의 고용인으로 생각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또 이들 제사장들에게는 하나님이 자신들의 생계를 책임져 주므로 빈부고하를 초월하여 백성들을 다 공평하게 사랑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무엇보다 십일조가 가지는 궁극적인 의미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이다. 폐허가 된 고향에 돌아와서 점령국 페르시아에 세금을 내야 하는 어려운 형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어코 십일조를 낸 것은 이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맹세한 언약의 결론은 “그러므로 우리 하나님의 전을 버리지 아니하리라”이다. 이것은 성전 자체를 건축하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성전에서 드리는 예배와 이것을 정상적으로 유지해 나가는 일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들이 환란을 당한 것은 성전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올바르게 유지하지 못하고 버려두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더 이상 새로운 진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지만 내 죄가 힘들어서 실천 못하고 있던 그 말씀을 회개하는 심정으로 실천하도록 하자.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우리도 말씀대로 행할 것을 맹세해야 하지 않겠는가?  휴식과 축제를 소홀히 하지 말라 예루살렘 성으로의 인구 재배치를 마친 느헤미야는 드디어 새로운 하나님의 도시가 정식 출범하는 것을 알리는 봉헌 예배를 드리게 된다. “이 날에 무리가 크게 제사를 드리고 심히 즐거워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이 크게 즐거워하게 하셨음이라. 부녀와 어린아이도 즐거워하였으므로 예루살렘의 즐거워하는 소리가 멀리 들렸느니라.” 감사와 봉헌의 예배는 엄청난 열정과 환희, 기쁨으로 가득 차서 아주 멀리서도 축제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이제 겨우 성벽 하나를 완공해 놓고 아직 먹고살 길이 막연하고 불안한 백성들이 기쁨을 누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이 크게 즐거워하게 했기 때문에' 이들이 즐거워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기쁨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헌신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것으로 결코 세상에서 얻을 수 없다.  우리의 인생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루었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만은 아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조금씩 허락해 주시는 축복, 하나의 작은 고지라도 점령했을 때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와 기쁨의 축제를 드려야 한다. 교만해서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는 게 아니다. 오늘의 작은 승리는 앞으로도 하나님이 동행해 주실 것을 염원하는 기도와도 같다. 너무 멀고, 큰 목표만 보느라고 오늘의 작은 승리를 기뻐하고 감사하는 일,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삶의 방식을 바꾸어라 예루살렘 총독으로 부임하여 12년을 일한 느헤미야는 임기가 만료되어 페르시아 왕궁으로 복귀했다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그가 자리를 비운 동안 그토록 뜨거운 영적 부흥을 체험하고 매서운 개혁을 단행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영적으로 느슨해지고 만다. 그래서 느헤미야는 돌아오자마자 옛날 자신이 출범시켰던 개혁의 고삐를 다시금 단단히 죄는 일을 하게 된다. 첫 번째 개혁은 성전을 정결하게 한 것이다. 느헤미야는 성전 안에 이방 사람(도비야)의 방이 있음을 보고 놀랐다. 도비야는 과거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성벽 재건 공사를 방해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성전 안에서 유대의 실력자들과 은밀한 교분을 나누고 있는 것을 본 느헤미야는 도비야의 세간을 내던지게 하고 율법에 따라 방을 정결케 하는 의식을 치르게 했다. 교회는 물론 우리의 몸 자체는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는 성전이다. 이 속에 도비야같이 더러운 요소들이 들어와 있지 못하도록 우리는 늘 말씀 앞에 엎드려 기도하고 회개하며 우리의 영을 정결케 해야 한다.  두 번째 개혁은 십일조 제도를 재확립한 것이다. 기쁨으로 드려야 할 십일조가 형식화되고, 최고의 것이 아닌 쓰다 남은 것을 대충 드리는 형태로 변질된 것을 본 느헤미야는 지도자들을 꾸짖는 한편 고지기들을 세워 십일조를 관리하게 했다. 고지기들은 충직한 자로 인정된 자들을 선발했는데, 하나님 전에 드리는 헌물을 관리하는 사람들인 만큼 견고한 믿음과 투명한 도덕성을 요구한 것이다.  세 번째 개혁은 안식일을 엄격히 지키도록 한 것이다. 안식일에 상거래 행위가 만연한 것을 보고 분노한 느헤미야는 지도자들을 꾸짖은 후 안식일에 성문을 닫아버려 장사치들의 출입을 근절해 버렸다. 궁색한 예루살렘 경제를 생각할 때 이런 장사행위를 용납해 주는 것이 나라 살림에 도움이 될 것인데 너무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순간적인 이득을 취함으로써 보다 근본적인 것을 잃고 싶지 않았다. 돈을 위해서라면 신앙이고 도덕성이고 다 필요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바로 하나님의 진노를 사는 길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번째 개혁은 이방 여인과의 통혼 금지다. 겉보기에 그럴싸한 조건(미모와 경제력) 때문에 하나님을 모르는 백성들과 혼인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우상 신앙에 오염되었고 이것은 그대로 민족의 타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느헤미야가 단행한 개혁은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방인과 통혼을 금지시킨 것은 신앙을 오염시키는 모든 인간관계를 깨끗이 정리하라는 의미다. 성전을 정결케 한 일은 하나님 성전인 우리 영혼에서 세상적인 요소들을 씻어내는 거룩의 회복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십일조 제도의 재확립은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 물질, 재능, 시간은 항상 최고의 것을 기쁜 마음으로 드려야 함을 의미한다. 안식일 성수제도를 재확립한 것은 현실이 아무리 급박해도 우리의 삶의 최우선 순위는 예배에 맞춰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개혁들은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항상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는 것이다. 그때마다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자신의 삶을 자발적으로 개혁해야 모든 백성들의 삶에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개혁은 느헤미야같이 말씀과 기도의 두 기둥에 굳건히 서 있는 사람을 통해 이루어진다. 말씀을 기준으로 하고, 기도의 힘에 의지하는 개혁, 그것은 오늘 세상 한가운데에 선 모든 크리스천 지도자들이 추구해야 할 개혁이기도 한다.          Prev 위기 속에서 만난 주님 저자 Next 인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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