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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동호	(2005-07-06 오후 4:44:57, 조회 : 2685)

출판사

청림출판

제목

행복한 부자를 위한 5가지 원칙

/ 2005년 1월 / 255쪽 / 10,000원

▣ 저자 김동호
장로회신학대학 기독교교육과, 장로회신학대학 신학대학원, 장로회신학대학 대학원 기독교교육학과에서 공부하고, 미국 맥코믹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학원복음화협의회의 공동대표 및 코스타(KOSTA, 국제유학생선교운동)의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교사 바이블』,『깨끗한 크리스천』, 『깨끗한 부자』, 『자식의 은혜를 아는 부모』, 『크리스천 베이직』, 『생사를 건 교회개혁』등이 있다. 승동교회 담임목사, 영락교회 교육담당목사, 동안교회 담임목사를 거쳤고, 지금은 높은 뜻 숭의교회(www.soongeui.org)에서 사역하고 있다.

▣ Short Summary
‘공부해서 남 주자', ‘있으나마나한 사람이 되자’는 식의 상식을 깨트리는 파천황의 메시지로 그간 우리나라의 크리스천들에게 인기 설교자였던 그가 이번에는 크리스천이 아닌 일반인들의 돈에 관한 두루뭉수리하고 단단한 관념을 쿵쾅쿵쾅 부숴버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김동호 목사는 부자는 나쁘고 가난하면 무조건 깨끗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돈’과 ‘부자’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2003년 수입의 45.44%를 헌금과 구제와 선교를 위해 사용한 김동호 목사가 그 동안 스스로 실천했던 방법들에 대해 고백하면서 다시금 ‘깨끗하고 행복한 부자’로 살자고 역설한다.

▣ 차례
머리말 : 우리가 돈을 많이 벌고 잘 다스려야 경제가 산다

행복한 부자를 위한 제1원칙 - 돈에 매여 살지 말고 돈을 지배하며 살아라
행복한 부자를 위한 제2원칙 - 정직은 신용이 되고 신용은 돈이 된다
행복한 부자를 위한 제3원칙 - 깨끗한 빈자가 아닌 깨끗한 부자로 살아라
행복한 부자를 위한 제4원칙 - 내가 벌었다고, 다 내 돈이 아니다
행복한 부자를 위한 제5원칙 - 진정한 삶의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가 결정한다

돈에 매여 살지 말고 돈을 지배하며 살아라 - 사람을 죽이는 돈 이야기

가진 자의 절약과 가난한 자의 낭비
사람들은 ‘삶의 여유’보다 ‘삶의 도리’에 더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삶의 도리’를 생각하는 것 자체는 훌륭하다. 그러나 ‘삶의 도리’만 긍정하고 ‘삶의 여유’는 무조건 정죄하고 판단하는 것은 건강한 생각이라고 할 수 없다. 세상살이를 참으로 피곤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대표적인 경우 두 가지를 꼽으라면, 첫째는 삶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자들의 지나친 삶의 여유이고, 둘째는 삶의 여유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삶의 도리만을 강조하는, 정말 삶의 여유가 없는 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하나님은 가진 자들에게, 추수를 할 때 자기 소유의 밭이라도 다 거두지 말라고 말씀하신다.(레위기 19장) 네 귀퉁이(소득의 21.5%이상)를 가난한 자를 위하여 남겨놓고 추수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만만치 않은 수준의 도리다. 여유가 없거나 여유가 적은 사람들은 21.5%의 구제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와 같은 도리를 감당하려고 한다면 그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나는 사람들이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자의 낭비는 말 그대로 어리석음이다. 그러나 가진 자의 지나친 절약 역시 미덕이 될 수 없다. 경제를 위해서라도 가진 자들은 어느 정도 소비를 해주어야 한다. 물론 부자들이 자신을 위해서는 극도로 절제하면서 모든 돈을 사회와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쓰면 최고겠지만 그것은 사람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 보편적인 수준이 될 수 없다. 너무 이상적인 생각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내가 강조하려고 하는 것은 모든 ‘여유’가 다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한 생각에서 좀 자유로워지자는 것이다. “항상 기뻐하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

10억 만들기 열풍
많은 젊은이들이 카드빚에 파산하는가하면, 적지 않은 청년들이 10년 동안에 10억을 만들어보겠다고 거의 수전노나 투기꾼과 다름없는 삶을 자랑스럽게 선택하려 하고 있다. 돈에 대해 균형 잡힌 삶은 ‘아낄 것은 아끼고 쓸 것은 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이들은 이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10억 만들기의 문제점을 나는 한 마디로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결과적으로 손해다. 잃는 것이 너무 많다.”

‘10억 만들기 유행’은 우리의 소중한 젊은이들을 떼거리로 수전노와 투기꾼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나는 소위 ‘10억 만들기’에 성공한 몇 사람을 알고 있다. 그들은 기적과 같이 ‘10억 만들기’에 성공을 했다. 그러나 10년 동안 굳어진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가 없었다. 돈은 통장에 쌓여가고 재산도 늘어갔지만 소비생활은 거지 가까운 수준으로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것을 실제로 보았다. 얼마나 어리석고 불행한 일인지 모른다. ‘10억 만들기’의 손해는, 첫째, 자신이 망가진다. 둘째, 소중한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가 망가진다. 이제는 모두가 돈보다 소중한 자신과 사람을 얻으며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
우리는 돈 많은 사람을 무조건 ‘잘사는 사람’이라고 하고 돈이 없는 사람을 ‘못사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것만큼 잘못된 것도 없다. 돈이 많은 사람은 부자라고 불러야 옳고, 돈이 없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불러야 옳다. 돈의 많고 적음만 가지고 잘살고 못사는 것을 논해서는 안 된다. 가난하게 살더라도 정직하게 사는 것이 옳은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도해야 한다. 부자로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 아니라 정직하고 바르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세상에는 부도덕한 부자 아빠도 있고 정직한 가난한 아빠도 있다. 그리고 정직한 부자 아빠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 대개 우리는 정직한 부자 아빠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때문에 사람들은 두 종류의 사람밖에는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매우 편협하고 위험한 생각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언제나 부자는 부도덕한 사람이고, 가난한 사람은 정직한 사람이라고 단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으로 무조건 부자만 되려고 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조건 부자는 다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단정해 버리는 것도 문제라는 걸 알아야 한다. 또 똑바로 가면 절대로 서울을 갈 수 없다는 패배주의적인 사고방식도 문제라는 걸 알아야 한다.

나는 정직하고 가난한 아빠보다는 정직한 부자 아빠를 목표로 삼으라고 말하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정직한 부자 아빠를 둔 사람이 아닐까? 하나님이 진정으로 바라시고 원하시는 것은 우리 모두가 부자 아빠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나님도 ‘부도덕한 부’를 탓하시는 것일 뿐, 우리가 부자로 살아가는 것을 탓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정직한 부자 아빠를 목표로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복권에 당첨되어도 행복하지 않다
복권에 당첨되었는데도 왜 행복해지지 않은 걸까? 아마도 다음과 같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첫째, 우리 인생이라는 게 돈 몇 억, 몇 십억 때문에 행복해지는 그런 싸구려가 아니기 때문이다. 삶이 돈보다 귀하고 집보다 귀하며 천하보다도 귀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그렇게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16장 26절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세상의 부귀 영화와 쾌락을 누린 솔로몬도 그의 전도서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서 1장 2절)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전도서 1장 7절)

둘째, 돈 때문에 사람을 잃는 경우가 많다. 조금 도와준다고 해도 정작 도움을 바라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고, 도움을 바라는 사람들이 한 둘도 아닐 터이니, 돈 때문에 의가 상하여 사람을 잃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게 된다. 셋째, 돈 관리를 잘 못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돈이 생기면 어느 정도만큼은 원 없이 써보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일단 이런 유혹에 빠지기 시작하면 마약에 중독된 것과 같아져서 아무리 당첨금이 많아도 결국 온전히 지켜낼 수 없게 된다. 더구나 돈을 헤프게 쓰는 동안 사람은 점점 방탕해져서, 그로 인해 가정까지 파탄 나고 깨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구약 시편 128편 1절과 2절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손이 수고하지 않고 횡재하는 것을 사람들은 복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사실 복이 아니라 화가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수고했는데도 먹지 못하거나, 수고하지 않았는데도 먹는 것이 아니라, 손이 수고한 대로 먹는 것, 그것이 건강한 축복이라는 것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인생 역전’이라는 꿈같은 소리에 사기당하지 말고 성실하게 땀 흘려 수고한 대로 먹고 사는 복을 받는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복권과 도박의 위험성은 복권에 당첨되고 도박에서 돈을 딸 때부터 생기는 게 아니라, 바로 복권을 사고 도박에 손을 대는 순간부터 생겨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상 다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다
TV에서 산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함께 사는 가족 이야기가 방송된 적이 있었다. 그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첫째는 참 용기 있는 사람들이란 것이고, 둘째는 ‘저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 번째로 생각한 것은, 그들이 참 이기적인 사람들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나도 놀라웠다. 하지만 그들에게서는 사회적인 책임이라든지 사명감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도통 발견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세상이나 사람들은 어찌되었든지 간에, 나와 내 가족만 행복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기독교의 철학과 정신이 아니다. 기독교가 요구하는 것은 바로 욕심을 버리고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돈에 대한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소명감과 사회적인 책임을 가지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돈을 벌라는 것이다. 할 수 있으면 많이 벌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이나 힘없는 사람들에게 베풀라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청빈(淸貧)을 가장 숭고한 삶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청부(淸富)를 더 숭고하고 가치 있는 삶으로 받아들인다. 기독교에서는 돈 벌 생각을 하지 아니하고 자기에게 있는 보물과 달란트를 땅에 묻는 사람을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책망한다. 그리고 열심히 세상에 나아가 장사하여 이윤을 남긴 두 달란트 맡은 자와 다섯 달란트 맡은 자를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한다.

성경의 ‘오병이어(熬餠二魚)’의 기적을 읽다가 소위 성공한 사람들 가운데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는 5천명 분을 혼자 깔고 앉아 먹고 사는 사람이고, 또 다른 하나는 5천 명분을 먹이며 사는 사람이다. 하나님은 혼자서 5천명 분을 먹고사는 사람을 잘사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5천 명분을 먹이며 사는 사람이 잘사는 사람이라고 하신다.

세상에 나쁜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5천 명분을 혼자 먹고 사는 사람이다. 그 다음으로 꼽으라면 남에게 덕도, 폐도 끼치지 않고 나물 먹고 물 마시며 욕심 없이 사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성경이 이야기하는 최상의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5천 명분을 먹이며 사는 사람일 것이다. 돈에 대한 소명감을 가지고 5천 명을 먹이기 위하여 열심히 돈을 벌며 사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

정직은 신용이 되고 신용은 돈이 된다 - 사람을 살리는 돈 이야기

재료가 나쁘면 하루 장사를 접는 설렁탕집 주인
선진국에서 마치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신용이다. 신용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비참한 삶을 살수 밖에 없다. 돈 버는 사업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큰 자본을 꼽으라면, 나는 ‘신용’을 들고 싶다. 신용만 있으면 돈은 얼마든지 모을 수 있고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로마서 1장 17절)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이 말씀을 단지 영적인 말씀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모든 삶에 적용되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이 땅과 세상에서 살려면, 그리고 잘 살려면, 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믿음이 있어야 한다. 즉 신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교회에는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집사님 가족이 있다. “목사님, 우리 부부는 설렁탕 한 그릇을 끓여도 예수님께 대접하는 마음으로 끓입니다. 그래서 모든 재료를 다 최고로만 구입하여 쓰지요. 김치 담글 때에도 최고로 좋은 재료만 구입하여 씁니다.” 부인 집사님의 말이다. 어느 날 뼈를 판 가게에서 실수를 하여 품질이 떨어지는 뼈를 보냈던 모양이다. 전화를 하자 사과를 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사장님, 오늘 하루만 커피 프림을 타시죠.” 그러자 집사님은 아예 가게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는 가게 문 앞에 이렇게 큼지막한 글을 붙여놓았다. “오늘은 재료가 나빠서 장사를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그와 같은 일을 통해서 집사님 가게는 손님들로부터 신용을 얻게 되었다. 그 후 그 음식점이 더 잘되었다는 말은 구태여 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정직한 자의 형통을 믿는다. 하나님이, 그리고 성경이 그렇게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말씀의 증인들을 수도 없이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나의 방패는 마음이 정직한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께 있도다.”(시편 7장 10절)
“그의 후손이 땅에서 강성함이여 정직한 자들의 후손에게 복이 있으리로다.”(시편 112장 2절)
“대저 정직한 자는 땅에 거하며 완전한 자는 땅에 남아 있으리라.”(잠언 2장 21절)
“성읍은 정직한 자의 축원을 인하여 진흥하고 악한 자의 입으로 말미암아 무너지느라.”(잠언 11장 11절)
“약한 자의 집은 망하겠고 정직한 자의 장막은 흥하리라.”(잠언 14장 11절)

가난했지만 열등의식은 없었던 조센징 야구선수 장훈
지금까지의 내 삶에 매우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 중에 한 명으로 장훈 선수를 들 수 있다. 장 선수가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고 끝까지 재일교포를 고집했기에 일본 사람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어느 날 장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일본인 관중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조센징은 가라! 조센징은 가라!” 관중들의 야유와 함성이 그치기를 기다리던 장 선수는 드디어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는 일본인들을 향하여 이렇게 외쳤다. “그래 나는 조센징이다.” 급기야 그는 투수가 던진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겨버리고 말았다.

어릴 때 이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크게 감동을 받았는지 모른다. 장 선수는 조센징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자신이 조센징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조센징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게 진짜 부끄러운 일이다. 장 선수에게 나는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가난을 무조건 부끄러워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점을 배웠다. 나도 어릴 때는 가난에 대한 열등의식이 있었다. 이 열등의식이 내 삶을 어둡게 하고 부정적으로 만들며 비뚤어지게 했다. 하지만 장 선수의 이야기를 읽고부터는 나는 가난하고 약해도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을 보는 법을 훈련하고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 근사한 멋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을 연습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그 힘을 함부로 남용하며 사는 졸부들에게서 우리는 절대 훌륭함과 위대함을 느끼지 못한다. 가난한 자는 당당할 때 아름답다. 그러나 부자는 겸손할 때 아름답다. 당당한 가난과 겸손한 부는 어느 것이 더 훌륭하고 위대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공평하게 훌륭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위대하다.

사도 바울은 부유한 데도 처할 줄 알고 비천한 데도 처할 줄 알아 언제나 자족할 줄 아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는 고백을 한 적이 있다. 겸손한 부와 당당한 가난, 그것이 바로 부한 데도 처할 줄 아는 것, 그리고 비천한 데도 처할 줄 아는 것이다. 이 정도에 이르게 되는 순간,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잘 살고 부하면 부한 대로 잘사는, 정말 언제나 잘사는 사람이 될 것이다.

강자가 약자를 섬기는 세상
하나님은 천지만물을 창조하실 때 아주 예술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창조하였다. 고저장단이 있으며 강함과 약함이 조화를 이루어서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고 충만한 것이다. 고저장단과 약함과 강함에는 매우 중요한 생명의 원칙과 원리가 담겨져 있다. 나는 그것을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물도 흘러야 깨끗해지고, 공기도 흘러야 맑아진다. 물이든 공기든 흐르지 않고 고여 있으면 썩게 마련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공평하게 창조하지 않으신 것 같다. 어떤 사람은 강하고 어떤 사람은 약하게, 어떤 사람은 높고 어떤 사람은 낮게, 어떤 사람은 부자로 어떤 사람은 가난한 사람으로 창조하셨다. 그런데 하나님의 이런 불공평에도 뜻이 있다. 그것이 바로 ‘흐름’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고저장단과 강약이 없는 획일적인 평등을 공평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가난한 자도 없고 부유한 자도 없이 모두가 다 평등한 사회. 그러나 그것은 환상일 뿐이다.

흐름에도 원칙이 있다. 모든 흐름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흐름을 통해 진정한 공평함이 이루어지며, 생명이 역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흐름의 원칙이 인간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 어느새 인간 세상에서는 흐름이 역행하고 있다.

돈만 해도 그렇다. 부자에게서 가난한 사람에게로 돈이 흘러야 하는데, 돈은 오히려 가난한 자에게서 부자에게로만 흐를 뿐 부자에게서 가난한 자로는 흐르지 않는다. 그리고 부자에게 흘러간 돈은 그곳에서 머무를 뿐 더 이상 흐르지 않는다. 그리하여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꼭 해야 할 두 가지 일이 있다. 첫째, 건강한 흐름의 시스템과 법을 연구하고 만드는 것이다. 둘째 그와 같은 건강한 흐름을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것이다. 강하고 부한 자의 책임(noblesse oblige)을 가르치는 것이다. 구약 성경 잠언에 보면,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언 22장 6절)라는 말씀이 있다. 마땅히 어렸을 때 가르쳐야 할 것들 가운데 하나가, 나는 흐름의 법칙, 즉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성경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씀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 원칙이다. 그중 대표적인 말씀을 꼽으라면 로마서 15장 1절의 “믿음이 강한 우리는 마땅히 믿음이 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고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말씀을 꼽을 수 있다. 나는 강자가 약자를 섬기는 세상이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의도하시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성경의 원리대로 산다면, 부자가 가난한 자를 섬겨야 하는 것이다.

깨끗한 빈자가 아닌 깨끗한 부자로 살아라 - 우리가 마땅히 알아야 할 돈에 대한 지혜

‘깨끗한’ 부자와 ‘깨끗한’ 빈자
돈에 대한 기독교의 건강치 못한 두 극단이 있다. 하나는 기복주의(돈을 복으로 여김)고, 도 다른 하나는 영지주의(돈을 무조건 악으로 여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둘 다 옳지 않다. 기복주의는 예수를 잘 믿으면 부자가 된다고 생각한다. 반면 영지주의는 예수를 잘 믿으면 결국 부자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둘 다 틀렸다.

나는 청빈도 인정하고 청부도 인정한다. 그러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나는 빈도 선택하지 않고 부도 선택하지 않겠다. 나는 깨끗함, 즉 청을 선택하겠다. 깨끗함을 선택한 후 그 깨끗함의 결과가 부로 나타나면 부하게 살겠다. 그 깨끗함의 결과가 빈으로 나타나면 나는 힘들어도 가난하게 살겠다. 그러나 깨끗하기 위하여 일부러 가난하게 사는 삶을 선택하지는 않겠다. 사람들은 내가 목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부자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목사가 되려면 당연히 좀 가난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강요한다. 그러나 나는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빈과 부에 대하여 참으로 자유롭게 살고 싶다.

돈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돈에 대한 바른 생각과 자세를 갖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돈을 돈 이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돈에 인생과 생명을 건다. 돈 외에는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고, 돈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 평생 돈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지만 저들은 돈과 상관없이 행복하지 못하다. 부자가 되어도 행복하지 못하고, 부자가 되지 못해도 행복하지 못하다.

돈은 좋은 것이지만, 돈이 모든 것을 다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돈으로 편안함을 얻을 수는 있으나 돈으로 평안함을 얻을 수는 없다. 내적 평안함이 없는 외적 편안함은 절대로 우리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 내적 평안함은 절대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돈에 필요 이상으로 기대하고 인생까지 걸며 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거나 지혜로운 일이 아니다.

돈에 인생을 거는 사람들 중에는 기독교인들도 많다. 저들이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의 전능하신 힘과 능력으로 부자가 되고 싶어서다. 저들은 부자가 되는 것을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이해한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은 생각이다. 돈이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축복이라면, 예수 믿는 사람은 다 부자가 되어야 하고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은 다 가난한 사람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은 하나님이 돈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축복으로 생각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돈은 그냥 돈이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장사하는 사람들을 가장 천하게 여겼다. 그런데 성경 어디서도 돈이나 상업을 천히 여기거나 하찮게 여기는 구석은 찾아볼 수가 없다. 성경은 일 자체를 놓고 어느 것은 귀한 일, 어느 것은 천한 일이라고 차별하지 않는다. 골로세서 3장 23절에 보면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는 말씀이 있다. 또한 베드로전서 2장 9절에 보면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라는 말씀이 있다. 여기서 ‘너희’는 목사와 같은 목회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적이고 건전한 직업을 가진 사람을 다 의미하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라는 말씀이 있다(디모데전서 6장 10절). 그러나 이 말은 ‘돈을 사랑하는 것’을 악의 뿌리라고 했을 뿐, 돈 자체가 악의 뿌리라는 뜻은 아니다. 돈을 돈 이상으로 여기는 것에 대한 경고지, 돈 자체를 하찮게 여기고 악하게 여기는 말씀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목회를 하다보면 돈과 상업을 하찮게 여기기 때문에 가족들을 고생시키는 가장들을 심심찮게 발견하게 된다. 나는 목회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밥 벌어 먹는 것’도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목회를 하는 것이 장사를 하는 것보다 더 귀한 일이고 성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돈을 우습게 여기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한 가정의 가장이 되면 식구들은 고생할 게 틀림없다. 또한 그런 사람이 나라의 정치를 하게 되면 온 국민이 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돈은 그냥 돈이라고 정확히 이해하고 평가하여, 돈을 돈 이상으로 여겨 생명을 걸지 아니하고, 우습고 하찮은 것으로 여기거나, 더 나아가 천하고 악한 것으로 보고 멀리함으로써 가족과 나라를 힘들고 어렵게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돈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
예수님이 말씀하신 팔복 가운데 ‘마음이 가난한 자’와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에 대한 것이 있다. 이 두 말씀의 의미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즉 더 높고 나은 가치에 대해 주리고 목말라 하는 욕심이, 세상에 대한 욕심이 없는 ‘마음이 가난한 자’가 되게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비유 가운데 ‘밭에 감춘 보화’에 대한 비유가 있다. 어떤 소작인이 밭을 갈다가 밭에 감춘 보화를 발견하게 되었다. 소작인은 그 밭을 사기 위해 그동안 아끼고 소중히 여기던 모든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샀다. 더 높은 가치를 발견하게 된 순간 그동안 아끼고 욕심내던 것들이 순식간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에 전에 귀히 여기던 모든 것들을 다 배설물로 여기게 되었다고 고백한다(빌립보서 3장 8절). 그러므로 욕심을 버리고 죄를 멀리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영과 자유를 누리는 근사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높은 가치에 대한 욕심을 갖는 것이다. 성경은 그것을 의에 주리고 목말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한다.

세상에는 돈보다 더 가치 있고 더 의미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사랑’이다. 사랑은 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다. 사람마다 철학과 가치관이 다르므로 그 선택도 다르겠지만, 성경은 사랑은 있는데 돈은 없는 경우가, 돈은 많은데 사랑이 없는 경우보다 더 낫다고 이야기한다. 잠언에 보면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 하는 것이 육선(고기반찬)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언 17장 1절)는 말씀이 있다.

사람들은 IMF를 겪으면서 돈 때문에 가정이 깨어졌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정확한 말도 옳은 말도 아니다. 돈이 원인이 된 것이 사실이지만 일차적인 원인은 아니었다. IMF때 많은 가정이 깨진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그 동안 사람들이 돈에만 의존하고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돈 외에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이 가정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돈보다 귀한 가치인 사랑이 가정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IMF 때 많은 가정이 깨어진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사랑 때문이었다.

우리들의 문제는 돈을 우상화하는 것이다. 돈을 하나님처럼 섬기는 것이다. 그리고 돈에 인생과 행복을 걸고 사는 것이다. 이제 돈을 돈의 자리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리고 돈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내야 하고 그것을 제자리에 회복시켜야 한다. 돈에는 그 가치만큼만 우리의 인생을 지불하고, 돈보다 더 귀한 사랑과 믿음과 소망과 같은 것들에 우리의 인생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삶의 중심과 무게를 돈으로부터 돈보다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옮기는 훈련을 해야만 한다.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고 기도하면 돈에 매여 사는 인생이 아닌 돈을 지배하고 사는 인생을 살 수 있다.

돈의 ‘도’
절약과 저축 - 돈을 아껴라. 되도록 저축하라.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기독교인들 가운데, 특히 목회자들 가운데는 저축하는 것을 믿음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너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는 말씀을 통해 돈을 바르고 옳은 일에 쓰라고 말씀하셨다. 성경은 우리들에게 저축을 가르친다. 바로 왕에 대한 요셉의 꿈 해몽은 7년 풍년의 때에 7년 흉년을 대비하라는 것이었다.

젊어서 저축하라.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쓰기만 하지는 말라. 되도록 빚지고 살진 말라. 카드 사용을 조심해라. 오늘의 위기를 빚으로 넘기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생각 없이 내일을 미리 당겨 살지 말라. 오늘은 오늘로 살되, 힘이 있고 여유가 있다면 오늘을 조금씩 남겨 내일을 예비하고 준비하라. 그러나 저축에도 한계가 있다. 옳고 귀한 일에 돈을 쓰는 것까지 절약하여 저축하는 것이나, 자신의 건강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마땅히 써야 할 돈까지 무조건 절약하며 저축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돈 잘 쓰기 훈련 -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가장 많이 말씀하시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돈이다. 돈을 바르게 잘 쓰라는 말씀이다. 하나님과 가난한 이웃을 위해 언제나 일정한 몫을 떼어두라는 것이 구약부터 신약까지 일관되게 흐르는 하나님 말씀이다. 아이들에게는 어려서부터 가난한 이웃을 위해 용돈을 떼어 구제하는 훈련을 시켜라. 모은 돈을 자기만을 위해 쓰지 않도록 훈련해야 한다. 신문이나 TV에서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든 다만 얼마라도 돕도록 하는 훈련을 시켜, 그것이 생활이 되도록 해라.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지리라.”(잠언 11장 25절)

내가 벌었다고, 다 내 돈이 아니다 - 우리가 마땅히 실천해야 할 돈을 다스리는 지혜

높은 연봉을 받는 것만이 직장 생활의 목적이 아니다
목사 안수를 받고 목사가 된 지도 벌써 24년이 지났다. 함께 신학을 공부한 동기들은 이미 다 교계의 중진이 되거나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다. 우리는 전도사를 하고 부목사를 할 때, 교회에서 한 달 생활비를 얼마나 주냐고 먼저 물었던 적은 없었다. 그것은 담임목사로 부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질문이 금기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혹 당찬 젊은 전도사와 부목사들이 부임하기 전에 그와 같은 것을 묻는 경우가 있어 우리 같은 기성 목사들을 놀라게 한다. 친구 목사들은 간혹 그런 경험을 하면 낙심하며 세상이 다 끝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그러나 나는 놀라지 않는다. 그들을 그저 정직하고 분명하며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아예 전도사와 부목사를 청할 때 묻기 전에 다 이야기해준다.

열심히 일하고 정당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절대로 이상한 것도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제자들을 세상으로 내보내시며, 두벌 옷도 입지 말고, 전대도 차지 말고 지팡이만 들고 나가라고 말씀하신 것을 이야기하며 목회자는 가난해야만 한다는 주장을 보편적으로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교인들이 목회자의 입을 것과 먹을 것을 책임져주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또한 일하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는 말씀(신명기 25장 4절)과 일꾼이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말씀(누가복음 10장 7절)을 하셨다.

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연봉을 위하여 회사를 옮기는 일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더 많은 연봉을 위하여 수시로 회사를 옮기는 것은 멀리 내다볼 때 좋지 않다. 조금 연봉이 적은 듯싶어도 멀리 내다보고 한 회사에서 꾸준히 10년, 20년을 근무하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일 경우가 많다. 그리고 부정하게 돈 버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그만 두는 게 좋다. 힘들다고, 불가능하다고, 마음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다고, 세상에 정직한 회사가 어디 있냐고 타협하게 되면, 결국 때가 이르매 망하게 될 것이다. 부정직한 회사를 떠나든지, 열심히 기도하여 정직한 회사를 만나든지 둘 중에 하나는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선생님께 돈 봉투를 들이밀지 말라
나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나름대로 선생님에 대한 원칙을 세웠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이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둘째, 인사를 할 때는 돈을 드리지 말고 큰 부담이 가지 않는 선물을 한다. 셋째, 인사는 학기 초에 하지 말고 언제나 학기 말에 한다. 작은 선물이라도 학기 초에는 하지 않았다. 그것은 뇌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뇌물은 안 된다. 그러나 선물까지 없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사는 것이 너무 빡빡해서 못 쓴다. 그것은 자녀 교육상 좋지 못하다. 잠언 19장 6절에 보면 “선물을 주기를 좋아하는 자에게 사람마다 친구가 되느니라”는 말씀이 있다. 성경은 뇌물과 선물을 구별하고 있는데 우리는 때때로 선물과 뇌물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돈으로 자녀에게 인생을 가르쳐라
옛날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사람의 도리와 예의를 가르치셨다. 정직함과 부지런함, 그리고 겸손함과 같은 것을 무엇보다 먼저 가르쳤다. 옛날 서당은 훈련 기관이 아니라 그야말로 교육기관이었다. 인간은 훈련을 통하여 유능해지고 있지만, 전혀 교육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말도 못하게 비인간화되어가고 있다. 사람을 훈련시키기 이전에 먼저 교육시켜야 한다. 자녀에게 영어, 수학을 가르치기 이전에 인생을 가르쳐야만 한다. 자녀에게 인생을 가르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사는 부모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좋은 훈련을 시키기 위하여 등록금과 수업료를 벌어다 대는 기계(?)로 전락하고 말았다. 교사로서의 부모 역할을 상실하게 됨으로써 부모들의 삶이 무너지고, 망가지게 되었다.

자녀에게 인생을 가르치려고 할 때 가장 좋은 교재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돈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 돈에 대하여 어떤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실제로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면 그의 인생을 알 수 있고 사람됨을 알 수 있다. 도대체 돈이 무엇인지, 그 중요성과 한계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벌고 어떻게 써야만 하는지를 자녀에게 가르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나는 나의 금전출납부 맨 앞장에 이렇게 써놓았다. “사랑하는 아들 부열, 지열, 정열이에게 / 돈에 대하여 큰 부끄러움이 없는 아비가 되기 위하여 남기는 기록”. 나는 그 금전출납부를 아이들에게 유산으로 남기고 싶다. 나는 자식들에게 그냥 혈연으로서의 아비뿐만 아니라 좋은 인생의 교사가 되고 싶다. 자녀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존경받고 싶다. 나는 내 사랑하는 내 자식들로부터 ‘내 인생의 최고 교사는 내 아버지이셨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실천하라
나는 목회자이지만 목회 못지 않게 가정을 중히 여겼다. 가정에서도 자녀를 가르치고 양육하는 일을 중히 여겼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가장 열심히 가르치려고 하였던 것 가운데 하나는 ‘돈’이었다. 돈에 대한 교육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적으로 한 교육이 있다면 그것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과 그 정신의 실천이었다. 그리고 나 자신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삶을 가장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일 가운데 하나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을 정하고 그 삶을 살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실천하게 했던 몇 가지 일들을 소개해보겠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은 길거리에서 걸인을 보거든 그냥 지나치지 말고 100원이라도 꼭 주라는 것이었다. 만일 100원짜리가 없으면 1,000원이라도 주라고 하였다. 나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1985년 승동교회에서 목회를 할 때였다. 지난해에 비해 80% 정도를 인상한 예산을 세운 후 나는 또 ‘돈 잘 쓰기 운동(일주일에 점심 한 그릇 값이라도 절약하여 교인들로 하여금 매달 구제 헌금을 하게 하여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그 규모를 1년에 약 천만 원 정도로 잡기로 결정을 하였다. 나는 아이들에게도 ‘돈 잘 쓰기 운동’ 회원이 될 것을 권면하였다. 아이들이 동의하고 세 아이 모두 한 달에 500원씩의 회비를 작정하였다. 단 그 돈은 자신들이 벌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큰 아이는 한 달 동안 이불을 깔 테니 500원을 달라 했고, 둘째는 집에 손님이 오셨을 때 신발을 정리할 테니 500원을 달라 하였다. 막내는 “빈 방에 켜진 불을 끝 테니 500원 주세요”라고 했다.

1989년이라고 기억된다. 꿀병을 담았던 오동나무 상자를 저금통처럼 만들고, 노란 종이를 붙인 후 그 위에 ‘이삭줍기’라고 썼다. 아이들이 궁금하여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천호동 일가족의 자살 사건(집세 올려 줄 돈 50만원이 없어서 비관자살)을 이야기 해준 다음 레위기 19장(추수할 때에 네 귀퉁이를 남기라는 말씀. 그리고 추수하여 들고 가다가 떨어트린 곡식단도 줍지 말라는 말씀)의 말씀을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우리도 네 귀퉁이와 떨어진 이삭의 몫을 이곳에 넣어 매달 가난한 이웃들을 위하여 쓰자고 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식구는 모두 이삭줍기를 한다. 아이들도 용돈을 받든, 일을 해서 월급을 받든 30분의 1을 이삭줍기로 드린다. 동안교회 담임목사가 되어서는 이 이삭줍기 운동을 전교회적으로 실시했다.

삶의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가 결정한다 - 성경에서 배우는 돈에 대한 진리들

부자가 되려고 예수를 믿는 건 아니다 - 고난을 딛고 부를 만들어 낸 다윗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다윗의 유명한 시편이다. 다윗은 ‘푸른 초장에 누이신다’는 표현을 썼지만 그것은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틀린 말이다. 왜냐하면 양과 같은 약한 동물들은 눕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윗은 자신이 양과 같은 약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누워 잔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여호와가 나의 목자시기 때문이다.

“예수를 잘 믿으면 과연 부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다. 예수는 부자가 되려고 믿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을 얻기 위함이고, 존재 가치를 높여 참으로 잘사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믿는 것이다. 예수는 소유 가치를 위하여 믿는 것이 아니라 존재 가치를 위하여 믿는 것이다. 예수를 믿는다고 다 높은 소유 가치를 가진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수를 믿으면 존재 가치가 높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예수 믿으면 부자가 되고 건강해진다는 것만을 가르치는 기독교는 세상을 건강하게 하지 못한다. 정말 잘사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믿는 예수를 가르칠 때 기독교가 세상과 사람들을 진정으로 축복하는 종교가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부자가 되기 위하여 예수를 믿는 사람이 되지 말고, 정말로 잘사는, 다시 말해서 존재가치가 높은 삶을 사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군자는 꼭 가난해야 하는가? - 믿음으로 깨끗한 부를 쌓은 아브라함
내가 삶의 원칙으로 삼고 지내는 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논어》에 나오는 ‘군자유어의 소인유어이’라는 말이다. 군자는 매사를 생각하고 결정할 때 그것이 의로운 일인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생각하지만, 소인은 매사를 생각하고 결정할 때 그것이 자신에게 이로운 일인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우리 생각에 군자는 평생 부자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군자는 부자가 될 수 없는 것일까?

마태복음 6장 31절에서 33절에 보면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의 도(道)에 가까운 사람답게 근본적인 일인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일을 먼저 하며 사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되면 지엽적인 일인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마실 것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의 말씀과 생각대로라면 군자라고 해서 다 청빈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이라고 불릴 만큼 믿음이 좋은 사람이었다. 그는 세상의 안정과 이익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중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기의 이익을 챙기는 일에 둔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부자였다. 그는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았으나 하나님은 그를 언제나 부자로 살게 하셨다.

욥은 하나님이 사탄 앞에서 칭찬하실 만큼 믿음이 좋았던 당대의 의인이었다. 욥은 자신의 순수한 믿음을 지키기 위하여 잠시 고난을 받고 가난해진 적도 있었으나 결국 그는 부자가 되었다. 아브라함과 함께 믿음의 조상으로 존경받는 다윗도 부자였다. 물론 바울은 부자가 아니었다. 그는 천막 짓는 노동자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여 살았던 가난한 사람이었다. 군자 가운데 청빈한 자도 있지만, 군자로 살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원리에 따라 부자가 된 사람도 얼마든지 많이 있다. 그러므로 가난한 사람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지 못한 사람이라는 편견도 버리고, 반대로 부자는 다 소인배라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하나님의 식과 구조는 군자가 되면 부자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며 살면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더하여 주시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자신의 달란트를 소중히 여겨라 - 하늘 아래 가장 순결했던 욥
우리나라보다 부자를 더 부정적으로 보는 나라는 없을 것 같다. 언제까지나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대부분 이중적이다. 다른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부정적이지만, 자신이 부자가 되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부정적인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고쳐야 할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나는 바로 이 부자에 대한 이중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가난한 사람들 대부분은 부자를 꿈꾼다. 그들에게 하나님이 물질을 주셔서 부유케 하신다면 그것을 사양할 사람이 우리 가운데 몇이나 될까?

가난의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하나님이 우리를 훈련시키시고 연단시키시고 교육시키시고 테스트하시기 위하여 가난하게 하시는 경우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욥의 경우가 그 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가난의 원인은 하나님의 법과 식을 어기고 제 멋대로 살았기 때문이다. 신약 성경에 나오는 달란트 비유 가운데 한 달란트를 맡았던 사람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는 게으르고 나태하였기 때문에 받았던 한 달란트까지 빼앗기고 가난한 사람이 되었다.

부유함의 원인도 크게 두 가지다.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사탄의 함정과 하나님의 축복이다. 사탄의 함정과 유혹의 올무로서의 부유함이 있다. 세상에 많은 부분의 부유함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적지 않은 부유함의 원인은 하나님의 축복으로부터 온다. 좁은 길을 가는 것과 같은 힘들고 어려운 하나님의 식과 법을 지킨 사람에게 상과 축복으로 주어지는 부유함이 있다. 가난을 이야기할 때 ‘가난은 가난한 사람의 책임이다’라고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가난을 하나님의 심판으로만 매도해서는 안 된다. 가난한 사람 가운데는 욥과 같은 의인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부유함을 이야기할 때 모든 부유함을 다 사탄의 올무와 함정으로서의 부유함으로만 생각해서도 안 된다. 모든 부자를 사탄과 손을 잡은 부도덕한 사람과 사탄의 함정에 빠진, 그래서 결국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사람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자 가운데는 욥, 아브라함, 그리고 다윗같이 하나님의 축복으로 부자가 된 사람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의한 부자는 비판하자. 그러나 부자를 비판하지는 말자. 부자들이 우리보다 넉넉한 생활과 소비를 하는 것에 대하여 조금 관대해지자. 자기가 부자가 되면 하나님의 축복이고, 다른 사람이 부자가 되면 그것은 사탄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이중적인 잣대를 버리자.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어느 날 하나님은 사탄에게 욥을 자랑하신다. “세상에 그렇게 순전하고 악에서 떠난 사람이 없다.” 그러자 사탄이 하나님께 시비를 건다. “그건 하나님이 그를 큰 부자로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그런 척하는 겁니다. 그의 소유만 건드리시면 그는 당장 하나님을 욕하고 죽을 사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탄의 말에 동의하지 않으신다. “욥이 부자인 것은 사실이나 단지 그 때문에 나를 신뢰하고 반듯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사탄과 하나님 사이에 양보 없는 토론이 붙으니 결국 욥을 시험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의 허락에 의해 욥의 모든 소유가 없어진다. 욥은 하루아침에 가난한 자가 되고 말았다. 그 긴장된 순간 욥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고 거두신 이도 여호와이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기 1장 21절) 그 기가 막힌 찬양으로 욥은 하나님으로 하여금 승리케 하였다.

나는 예수님이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부자가 천국가기가 더 어려울 것’(마태복음 19장 24절)이라고 말씀하신 부자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소유(to have)에만 두고 사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돈이 많은 부자라고 해서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면 아브라함, 이삭, 야곱, 다윗, 아리마데 요셉과 같은 사람들도 다 천국에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예수님은 산상보훈의 팔복에서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마태복음 5장 3절)라고 말씀하신다. 심령이 가난하다는 것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소유에 두지 아니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와 같은 것에 욕심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들에 대해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 그러나 단순히 가난하다는 이유 때문에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은 아니었다.

레위기 19장 15절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너희는 재판할 때에 불의를 행하지 말며 가난한 자의 편을 들지 말며 세력 있는 자라고 두둔하지 말고 공의로 사람을 재판할지며” 많은 사람들은 무조건 약자 편을 들고 가난한 사람 편을 드는 것이 정의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약자의 형편을 살피고 돕고 섬기는 것과 무조건 약자의 편을 드는 것은 다르다. 그리고 부자와 가난한 자에 대하여 공정하고도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사람과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사람
하나님은 진흙으로 인간의 모양을 만드신 후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셨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그 하나님의 생기를 히브리어로 ‘루아하’라고 하고 헬라어로는 ‘프뉴마’라고 하는데, 그 뜻은 모두 ‘영’이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불어넣으신 하나님의 영은 하나님의 정신, 하나님의 혼, 하나님의 철학, 하나님의 가치관이라고 해석하면 좀 더 뜻이 분명해진다. 하나님은 인간을 당신과 같은 철학과 가치관, 그리고 혼과 정신을 가진 존재로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사람의 가치는 바로 하나님의 영과 혼에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을 가진 인간만이 참으로 인간다운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또 하나 소중한 것을 우리에게 부여하셨다. 그것은 바로 ‘자유’다. 하나님은 인생의 집을 당신 맘대로 건축하시어 인간에게 배급하시는 분이 아니라, 인간에게 스스로 집을 지을 수 있는 자유와 능력을 주시고 ‘네 인생의 집을 네 마음껏 한번 잘 지어보거라’라고 말씀하시는 분이다. 예수님의 비유 가운데도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사람과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집을 짓는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 인간 자체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내가 너와 함께 가겠다’라고 약속하시고 축복하신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씀 가운데 요한계시록 3장 20절의 말씀이 있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하나님은 우리에게로 들어오시고 싶다고 당신 마음대로 들어오시는 분이 아니시다. 우리의 문 밖에서 노크를 하시고 우리가 문을 열어드리면 그때 비로소 들어오시겠다는 것이다. 우리의 자유와 인격을 최대한으로 존중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모습은 참으로 놀랍기까지 하다.

우리 인간에게서 이처럼 소중한 하나님의 영과 하나님이 주신 자유를 빼앗아가는 것이 있다. 성경은 그것을 ‘죄’라고 말씀한다. 죄는 욕심으로부터 온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야고보서 1장 15절)는 것이 성경의 말씀이다.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 열매가 너무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워 그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범죄하였던 것이다. 하나님의 영과 자유를 소유한 참 인간이 되려면, 죄를 멀리 하여야 하고, 죄에서 멀리하는 삶을 살려면 욕심의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세상에 돈과 물질에 대한 욕심만큼 크고 강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욕심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은 다른 사소한 욕심과 씨름하기보다 돈에 대한 욕심에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돈에 대한 욕심과의 싸움이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싸움 가운데 하나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싸움에서 패배함으로써 인생의 진정한 승리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지금도 돈이 좋다. 사람들은 목사인 내가 ‘돈이 좋다’라고 말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심지어는 비판까지 한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면 돈이 싫다는 말인가? ‘돈이 좋다’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일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돈을 너무 좋아하여 돈에 얽매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돈보다 더 소중한 자유를 잃기 때문이다. 나는 돈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돈을 지배하고 다스리고 정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는 돈에 대하여 자유 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리하여 진정 하나님의 정신을 가진 자유인으로 살다가 그 같은 자유정신을 자식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고 하나님께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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