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둥병자를 고쳐 주신 예수님

본 문 : 마8:1-4 ,이성렬목사
━━━━━━━━━━━━━━━━━━━━━━━




『서론』

예수님께서 산에서 산상수훈을 말씀하신 후 산에서 내려오실 때 허다한 무리가 예수님의 뒤를 좇았습니다. 그 때 한 문둥병자가 예수님에게 나아와 경배하며 자신을 고쳐달라고 요청하였고, 예수님께서 그 문둥병자를 고쳐 주신 사건이 바로 본문의 내용입니다. 허다한 무리 가운데 문둥병자 한 사람이 은혜를 받은 것입니다. 키에르케고르는 “신앙인은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다”라는 말을 하였는데, 예수님을 따른다고 모든 사람이 은혜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도 허다한 무리가 예수님을 좇았지만, 그 가운데서 은혜를 받은 사람은 문둥병자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신앙이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아니라, 하나님과 나의 관계입니다. 구원도 하나님과 나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한 집단이 잘 믿기 때문에 그 집단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구원받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부모가 잘 믿는다고 자식이 구원받은 것도 아니며, 자식이 잘 믿는다고 부모가 구원받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에 대한 나의 신앙이 나의 구원을 결정하지,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신앙이 나의 구원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앙을 보시고, 그 한 개인 개인에 대한 구원 여부를 결정하시는 분이십니다. 결코 전체의 신앙을 보시고 한 개인을 구원하시거나 한 개인의 신앙을 보시고 전체를 구원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때문에 본문에서도 허다한 무리가 예수님을 좇았지만, 예수님은 그 가운데서도 믿음을 가진 한 문둥병자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문둥병에서 고침 받게 하신 것입니다. 당시 문둥병에 걸린 사람은 동네 밖으로 쫓겨나 사람들로부터 격리된 생활을 해야 했으며, 사람들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문둥병자는 죽은 자로 취급하여 항상 검은 옷을 입고 다녀야 했습니다. 더구나 문둥병은 하나님께서 주신 징계의 일종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문둥병에 걸린 사람은 자신이 하나님과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자라는 고통까지 당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문둥병자가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에게 나와 허다한 무리 가운데서 유일하게 은혜를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허다한 무리 가운데서도 믿음을 가지고 나아온 본문의 문둥병자를 고쳐주셨는데, 이 시간에는 이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은혜를 받고자 합니다.


『본론』

Ⅰ.첫째, 예수님께 나아온 문둥병자의 믿음의 자세가 어떠했습니까?

1.첫째로, 죽음을 각오하고 나아왔습니다.

본문의 문둥병자가 허다한 무리가 좇고 있는 예수님에게로 나아왔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한 모험을 한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문둥병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의 결과로 보았기 때문에 문둥병자는 죄인으로 여겨져 부정한 자로 취급되었던 것입니다. 때문에 율법에 의하면 문둥병자는 절대로 사람들 가까이 다가갈 수 없으며, 만약 문둥병자와 접촉한 사람은 역시 부정한 사람으로 취급되었습니다. 그래서 유대 랍비들은 미슈나(Mishnah)에서 만일 문둥병자가 단순히 어느 집에 들어가기만 해도, 그 집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은 그 문둥병자로 말미암아 오염된다고 했습니다.


특히 레13:45-46에 보면, “문둥 환자는 옷을 찢고 머리를 풀며 윗입술을 가리우고 외치기를 부정하다 부정하다 할 것이요 병 있는 날 동안은 늘 부정할 것이라 그가 부정한즉 혼자 살되 진 밖에 살지니라”고 하였습니다. 문둥병자는 마을에서 추방되어 동네 밖에서 격리된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 살아야 하는 자신을 스스로 죽은 자로 여기고서 극도의 슬픔과 애통의 표현으로 옷을 찢고, 머리를 풀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접근해 오면 윗입술을 가리고 “부정하다, 부정하다”라고 크게 외침으로써 자신의 부정한 모습에 대해 증오를 표시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접근을 막아야 했습니다. 자신은 하나님과 사람 앞에 감히 드러내놓을 수 없는 부끄러운 존재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행동으로써 극도의 자기 증오와 자기 비하를 표현한 것입니다. 유대의 전승에 따르면, 사람이 문둥병자로부터 바람 부는 쪽에 있는 경우에는 90m 떨어진 거리에서 “나는 부정하다, 나는 부정하다”라고 외쳐야 했으며, 바람 부는 반대쪽에 있는 경우에는 약 45m 떨어진 거리에서 외쳐야 했습니다.


때문에 본문의 문둥병자는 공개적으로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나올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문둥병자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냉혹하였기 때문에 문둥병자가 가까이 다가오면 돌을 던져 쫓았습니다. 때문에 심한 경우에는 돌에 맞아 죽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본문의 문둥병자가 허다한 무리 속에 계시는 예수님에게 나아왔다는 것은 돌에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나왔음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을 만나지 않고서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 받을 길이 없기 때문에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를 하고 나온 것입니다. 예수님만이 유일한 소망이고, 예수님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기 때문에 생명을 걸고 예수님께 나아온 것입니다.


본문의 문둥병자는 저주스러운 병 때문에 가족과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몸입니다. 그 자신은 이미 죽은 자와 같았습니다. 더구나 자신의 병은 탄식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며, 부정한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을 원망하고 저주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이미 죽은 자와 같은 자신을 원망하며 저주하다가 죽으나, 마지막으로 모든 소망을 예수님께 걸고 예수님께 나아가다가 사람들이 던진 돌에 맞아 죽으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죽을 것이라면 예수님을 만나보고 죽겠다는 각오로 나온 것입니다.


2.둘째로, 겸손과 적극적인 경배의 자세로 나아왔습니다.

본문의 문둥병자는 예수님께 나아와 절을 하였습니다. 막1:40에서는 꿇어 엎드려 간구하였다고 하였으며, 눅5:12에서는 예수님을 보고 엎드려 구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본문의 문둥병자가 겸손과 적극적인 경배의 자세로 예수님에게 나아왔음을 의미합니다. 본문의 ‘절하고’(proseku,nei)라는 말은 ‘예배드리다, 공경하다’는 뜻인데, 경의의 표시로 엎드리거나 손에 입을 맞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절하고 가로되’라고 한 것은 문둥병자가 예수님께 나아와 자신의 사정만을 말하면서 도움을 구하는 일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라, 먼저 예수님을 겸손히 경배하는 일을 하였음을 의미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사람은 예수님을 경배하는 일보다 자신의 병을 고침 받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입니다. 이 사람의 정체를 알고 사람들이 돌을 던지면, 사람들이 던지는 돌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 긴박한 순간입니다.


그러나 본문의 문둥병자는 이러한 긴박한 순간에도 먼저 겸손히 예수님을 경배한 후 자신의 문제를 예수님께 고하였습니다. 이 사람은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 받는 것이 급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예수님을 경배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 사람은 알고 있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예수님께 나아온 즉시 자신의 문제나 자신에게 닥칠 위기 같은 것을 생각하지 않고, 꿇어 엎드려 온 몸으로 겸손과 진실과 순수한 자세로 예수님을 먼저 경배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본문의 문둥병자는 참된 믿음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이란 자신의 문제를 먼저 내세우며 그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주님을 겸손히 경배하며 높이는 것입니다. 본문의 문둥병자의 행위는 예수님의 절대적 치유 능력을 확신한 데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예수님의 능력을 진정하고 확신하고 있는 사람은 먼저 예수님을 경배하게 됩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그 마음에 있는 불안 때문에 자신의 문제 해결을 먼저 앞세우지만, 믿음이 있는 사람은 예수님의 능력을 확신하기 때문에 예수님을 향한 경배를 앞세우게 됩니다. 주님을 먼저 경배한 후 자신의 문제를 간절히 고하며, 주님의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의 문제 해결이 먼저가 아니라, 주님을 경배하는 일이 먼저임을 알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염려하기보다, 불안해하기보다, 먼저 예수님의 능력을 확신하는 믿음을 가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내 소원을 고하는 일보다, 믿음을 가지고 하는 예배가 더 소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와 같은 겸손한 믿음으로 먼저 하나님을 경배하는 자의 소원을 이루어주시는 분이심을 믿어야 합니다.


3.셋째로, 예수님의 능력을 믿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나아왔습니다.

본문의 문둥병자는 예수님을 부를 때 ‘주여’(Ku,rie)라는 말을 사용하였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현자(賢者)나 율법학자를 높여 부를 때 주로 ‘랍비’(rabbi)라는 말을 사용하였습니다. 반면에 본문에 사용된 ‘주여’란 말은 종이 주인을 부를 때나 독립된 집단 내에서 하급자가 상급자를 부를 때 사용한 존칭이었습니다. 따라서 본문의 문둥병자가 ‘주여’라는 칭호를 사용한 것은 예수님을 학자나 훌륭한 선생 정도로 보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능력과 위엄을 갖고 계시는 분, 그리하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자신의 주인으로 믿고 있었음을 암시해 줍니다.


이런 사실은 뒤에 이어지는 “원하시면 저를 깨끗케 하실 수 있나이다”라고 한 말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깨끗케 하실 수 있나이다”라는 말은 매우 충격적인 고백이며, 요청입니다. 왜냐하면, 문둥병은 그 치료가 죽은 자를 다시 살려내는 것만큼 어려운 일로 간주되어(왕하5:7, 14), 오직 하나님에 의해 보내심을 받은 자만이 고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문의 문둥병자는 예수님은 하나님이 보내신 분이시며, 모든 것이 가능한 절대 능력자로 믿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19:26에서 “예수께서 저희를 보시며 가라사대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고 하였는데, 본문의 문둥병자는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님이라면 어떤 불치의 병이라도 고칠 수 있다고 믿는 신념과 신앙의 소유자였던 것입니다.


4.넷째로, 예수님의 뜻을 구하는 자세로 나아왔습니다.

본문의 문둥병자는 예수님에게 일방적으로 자신의 병을 고쳐달라고 하지 않고, ‘원하시면’이라는 말을 사용하였습니다.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케 하실 수 있나이다”라는 말은 예수님의 절대적 능력을 믿지만, 먼저 주님의 뜻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주여 원하시면’이란 말은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가능성을 물은 것이 아닙니다. 고쳐줄 의사가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를 물은 것입니다. 예수님에게는 자신의 병을 고쳐 주실 수 있는 능력은 분명히 있는데, 다만 고쳐줄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가 문제일 뿐이라는 문둥병자의 강한 믿음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인격적 주체가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일을 성취하려는 강한 의지와 그 일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 동시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문둥병자는 예수님의 객관적 능력을 이미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 능력을 자신에게 베푸셔서 자기를 고쳐주겠느냐고 그는 물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3절의 “내가 원하노니”라고 하신 말씀 속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은혜 베풀어주실 의지가 있음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내 뜻을 이루기 위함이 아니라, 철저히 주님을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본문의 문둥병자는 내 뜻을 생각하기 전에 주님의 뜻을 물어 보았습니다. 예수님의 뜻에 자기의 문제를 맡긴 것입니다. 자신의 병을 고침 받는 것이 절박한 문제이지만, 그 절박한 순간에도 주님의 뜻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누구든지 사람들은 먼저 자기의 필요를 생각합니다. 그러나 본문의 문둥병자는 고통스럽고 저주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는 자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의지보다 주님의 의지에 자신의 삶을 맡기겠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케 하실 수 있나이다”고 한 것입니다.


Ⅱ.둘째, 예수님께 문둥병자를 고쳐주신 방법이 무엇입니까?

1.첫째로, 손을 내밀어 문둥병자에게 대었습니다.

구약 율법에 의하면 문둥병자와 접촉한 자는 문둥병자가 상징하는 죄성(罪性)에 오염된 것으로 간주되어 의식법상 똑같이 부정한 자로 취급되었습니다.(레11:40, 13:46) 따라서 율법대로라면 예수님은 본문의 문둥병자에게 손을 대심으로써 부정한 자가 된 것이라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율법의 완성자이시며, 안식일의 주인이십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은 율법에 갇혀 있지 않고, 율법을 지배하시는 분이십니다. 더욱이 구약의 제사장들이 문둥병자의 치유 여부를 판별할 때 그에게 접촉해도 부정하지 않았듯이(레13:2-8), 예수님께서 문둥병자에게 손을 대셔도 하나님 앞에서 부정하지 않게 된 것은 그분이 곧 인류의 죄를 대속키 위해 이 땅에 오신 영원한 대제사장이심을 증명해 주는 한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부정한 자인 본문의 문둥병자에게 손을 대심으로 함께 부정해진 것이 아니라, 반대로 부정한 자인 문둥병자가 정하게 된 것입니다.


막1:41에서는 ‘예수께서 민망히 여기사 손을 내밀어 저에게 대시며’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문둥병자를 민망히 여기셨다는 것은 문둥병자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불쌍히 여기셨음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문제가 다급함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뜻을 먼저 구하는 문둥병자를 예수님께서 불쌍히 여겨 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본문의 문둥병자를 불쌍히 여기셨다는 것은 단순한 동정심으로 불쌍히 여기신 것이 아닙니다. 문둥병자의 믿음을 보시고 기특하게 여기시고, 사랑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본문의 문둥병자를 동정심을 가지고 불쌍히 여겨 주신 것은 바로 이런 사랑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자신의 문제가 다급함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뜻에 자신의 문제를 맡기려는 문둥병자를 주님은 사랑하셔서 불쌍히 여겨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문둥병자의 몸에 손을 대는 행동으로 나타나신 것입니다.


2.둘째로, 말씀으로 문둥병자가 깨끗해질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문둥병자에게 손만 대신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고 말씀하셨으며, 말씀하신 즉시로 문둥병이 깨끗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내가 원하노니”라는 말은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케 하실 수 있나이다”고 한 문둥병자의 말에 주님께서도 그를 깨끗하게 고쳐 주는 것을 허락하신다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이 말은 곧 주님의 신적 선언입니다. 이것이 복음이요, 이것이 곧 능력입니다.


“내가 원하노니”, 여기에 인생의 모든 문제 해결이 있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원하시면, 다시 말해서 병을 고쳐주시겠다고 결정하고 행동으로 옮기기만 하시면 문둥병자의 병은 고쳐진다는 권세와 능력의 말씀입니다. “깨끗함을 받으라”는 이 말은 육체적 치유와 더불어 의식적 정결까지 포함한 완벽한 치유를 뜻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원하시고 말씀하신 순간 본문의 문둥병자는 완벽한 치유를 받았습니다. ‘즉시 깨끗하여진지라’라는 이 말은 치유의 선언과 동시에 일어난 결과로 예수님의 말씀이 지닌 권위와 능력의 초월성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셨을 때 문둥병자의 몸이 즉시 깨끗하여진 것처럼 주님께서 원하실 때 우리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에게는 어떤 병이라도 고칠 능력이 있습니다. 예수님에게는 죽은 자도 살리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 예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분으로 지금도 우리에게 복을 주시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예수님께서는 믿음으로 그에게 나아오는 자, 자신의 문제보다 주님의 뜻을 우선하는 믿음으로 나아오는 자를 불쌍히 여겨 주실 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에게 능력을 베풀어서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3.셋째로, 제사장을 찾아 몸을 보이고, 율법의 규례대로 행하라고 하셨습니다.

본문 4절을 보면, “예수께서 이르시되 삼가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고 다만 가서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고 모세의 명한 예물을 드려 저희에게 증거하라 하시니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삼가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고 다만 가서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고’라고 하신 것은 치유 받은 문둥병자가 율법의 규례에 따라 제사장에게 나아가기 전에 미리 문둥병자가 예수님에 의해 고침 받은 이적의 소문이 퍼짐으로써 나타날 제사장의 편견 어린 판결과 소문을 들은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통해 복음 전파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을 염려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예수님의 염려는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는데, 막1:45을 보면 치유 받은 문둥병자가 예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예수님을 통해 고침 받은 사실을 전파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예수님께서 드러나게 동네에 들어가시지 못하고, 한적한 곳으로 나가 계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오직 신비한 이적에만 온 정신이 빼앗김으로써 예수님께서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사람들의 그릇된 메시아관을 고치시기 위해 동네에 들어가지 아니하시고, 복음 전파 사역을 잠시 중단한 채 바깥 한적한 곳에 머무신 것입니다.


그리고 “모세의 명한 예물을 드려 저희에게 증거하라”고 하신 말씀은 레13:4-17에서 언급하고 있는 문둥병 규례에 의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고침 받은 문둥병자에게 이렇게 하도록 하신 것은 예수님께서 율법을 초월해 계시는 분이시지만 율법을 완성하시기 위해서이며, 또 하나는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규례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분이시지만 사람들의 필요 없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문둥병자가 율법 의식에 따라 완치된 사실을 확증함으로써 율법을 통해 예수님의 능력과 권위를 인증하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모세의 명한 예물을 드려 저희에게 증거하라”, 이 말은 율법의 규례대로 행하여 예수님의 능력을 증거 하라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받은 은혜를 율법의 규례에 따라 증거 하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율법을 초월하시는 분이시지만, 율법의 규정을 어기지 않고 지켜 행하게 하심으로써 율법도 완성하시고 자신의 능력도 증거 하게 하신 것입니다.


『결론』

본문에 의하면, 허다한 무리가 예수님을 좇았습니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하신 산상수훈을 듣고 마음에 감동을 받은 자들입니다. 마7:28-29에 보면,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매 무리들이 그 가르치심에 놀래니 이는 그 가르치시는 것이 권세 있는 자와 같고 저희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일러라”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들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에 놀랬을 뿐 아니라, 큰 감동을 받았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따라 산에서 동네로까지 내려 온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은 허다한 무리가 예수님을 좇았다고만 하고, 더 이상 이들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큰 감동도 받았고, 위대하신 분을 만나보았다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예수님을 좇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신 것이 아니라, 한 문둥병자에게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 이유는 허다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만족을 위해 예수님을 좇았지만, 본문의 문둥병자는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에게 나아왔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는가 하는 숫자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이 아니라, 그 중에서 믿음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의 관심은 언제나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기울이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본문에서 허다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대신에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에게 나온 문둥병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믿음으로 나아오는 자는 반드시 예수님의 관심을 자기에게로 향하게 할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지금 이 순간도 많은 무리 가운데서 믿음을 가진 한 사람을 찾으시고 그에게 모든 관심을 기울이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의 눈길을 나에게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은 내가 누리고 있는 사회적 지위나 명예도 아니며, 내가 소유하고 있는 지식이나 재물도 아닙니다. 오직 믿음뿐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이 있는 자는 언제든지 주님의 관심의 초점이 되어지며, 자신의 문제를 해결 받는 복 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