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년목사

 오늘은 새해 첫 주일로서 우리교회에서는 임원임명예배를 드립니다.

나라의 주인은 백성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주인은 교인들이 아닙니다.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고전 12:27절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교회는 그리스도의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주인은 교인이다.’라는 생각은 비성경적이고 틀린 생각입니다.

모든 교우들은 교회의 주인 되시는 주님을 섬기는 지체들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를 하나님의 청지기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벧전 4:10절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같이 서로 봉사하라”

눅 12:42절 “주께서 이르시되 지혜 있고 진실한 청지기가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종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어줄 자가 누구냐?”

청지기란 무슨 말입니까?

국어대사전에 보면, “양반집 수청방에 있으면서 여러 집안일을 맡아보는 사람”, 그러니까 청지기란 ‘주인의 것을 관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선한 청지기, 칭찬받는 청지기가 될 수 있을까요?

본문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선한 청지기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다.’라는 분명한 의식이 있는 사람입니다.

참 중요합니다.

14절 “또 어떤 사람이 타국에 갈 때 그 종들을 불러 자기 소유를 맡김과 같으니”

누구의 소유를 맡기셨습니까?

‘하나님의 것’을 종들에게 맡겼다고 했습니다.

대상 29:11절 “여호와여 위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다 주께 속하였사오니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소이다. 여호와여 주권도 주께 속하였사오니 주는 높으사 만물의 머리이심이니다.”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다!”

교회에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총론적으로는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라고 인정합니다.

“우주 만물은 누구의 것입니까?”

하나님의 것이지요. 쉽습니다.

하늘? 하나님의 것입니다.

땅? 하나님의 것입니다.

바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리가 더 살고 싶다고 더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생명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데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각론에 이르면, 실제로 구체적인 삶의 태도를 보면, 내 것으로 알고 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사업! 그것은 누구의 것입니까?

“그거야 내가 투자하고 키웠으니 내 것이지!”

그렇습니까?

여러분의 사업은 하나님의 것임을 분명히 인정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사업을 이런 믿음으로 하세요!

“하나님, 이 사업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수익이 적으면 하나님의 손해지 내 손해가 아닙니다. 나야 잘 되든 못되든 하루 세끼밖에 더 먹겠습니까? 그러나 수익이 적으면 헌금도 제대로 못 드리지요. 선한 사업도 적극적으로 못하지요. 궁색 맞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되지요. 그러니 누구 손해입니까? 마음대로 하세요!”

여러분, 지갑을 다 가지고 오셨지요?

얼마나 들어있습니까?

그 지갑 안의 돈은 누구의 것입니까?

혼란스럽지요?

하나님의 것이라고 인정하신다면, 돈 쓰실 때 이렇게 쓰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까,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하나님이 칭찬 하실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것이라고 인정하신다면, 헌금할 때 내 돈 드리는 것처럼 인색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선한 청지기가 되려면, 하나님의 것인지 아니면 내 것인지 분명한 인식과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선한 청지기가 되는 출발입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2. 선한 청지기는 즉시 일하러 가는 사람입니다.

마 25:16절에서 주님으로부터 칭찬받은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의 태도를 보십시오!

16절 “다섯 달란트 받은 자는 바로 가서 그것으로 장사하여 또 다섯 달란트를 남기고.”

‘바로 가서!’

바로 가지 않으면 시험에 들게 됩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꼭 교회 일을 해야 하는가?’

‘내 자신을 위한 투자에도 시간이 없어 못하는데 꼭 선교회 일을 해야 하는가?’

‘내 자식도 못 돌보는데 교회에 가서 남의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가?’

바로 가지 않으면, 이유를 대게 되고, 변명하게 됩니다.

또 바로 간다는 의미는, ‘지금 가진 것으로, 여기에서’ 충성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지금, 여기에서’ 충성했습니다.

이집트에서는 ‘Bukra’라는 말을 아주 많이 사용합니다.

이 말은 ‘내일’이라는 말입니다.

이 Bukra라는 말 때문에 기운 빠지는 한국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습니다.

무엇을 하라고 시키면 꼭 내일 한다고 합니다.

쇼브라 진료소를 운영할 때 진료소 청소를 하는 분이 있었는데 더러운 것이 있어 닦으라고 하면 씩 웃으면서 한다는 소리가 ‘Bukra’입니다.

내일 하겠다는 거지요.

그래서 지금 당장 하라고, 네가 안하면 내가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곤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도 하나님 앞에서 Bukra라고 대답할 때가 많습니다.

아직 믿음의 수준이 그 정도가 안 됩니다. Bukra!

돈 좀 벌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Bukra!

너무 바빠 정신이 없는데 여유가 생기면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Bukra!

사실 아이들 뒷바라지에 시간이 없어요. 공부 시킨 다음에 봉사하겠습니다. Bukra!

여러분 책망 받은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의 행동, ‘한 달란트를 땅에 묻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줄 아십니까?

그 의미중의 하나는 ‘지금’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바로 가서 일했는데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은 머뭇거렸습니다.

땅에 묻었습니다!

다음에 보겠다는 것입니다.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은 주인으로부터 ‘악하고 게으른 종아(26절)’라고 책망을 받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불의를 행하고, 부정을 저지르고, 부패했기 때문에 책망 받은 것이 아닙니다.

남을 해코지했기 때문에 책망 받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봉사해야할 때 봉사하지 않았고, 써야할 때 쓰지 않았고, 일해야 할 때 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망 받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지금’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여기’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지금 우이교회에서 하는 봉사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어느 은퇴 장로님의 고백입니다.

“하나님께 적은 시간을 드렸더니 나에게 영원을 주셨고, 하나님께 적은 물질을 드렸더니 나에게 물질의 보장을 해주셨고, 하나님께 힘을 드려 봉사했더니 나에게 사는 동안 건강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에누리가 없습니다.”

이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도록 합시다.

3. 선한 청지기는 언젠가 삶의 결산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입니다.

19절 “오랜 후에 그 종들의 주인이 돌아와 그들과 결산할 새”

주인은 결산한 다음에 선한 청지기에게는 21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라고 축복하셨습니다.

그리고 무익한 종에게는 30절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고 저주하셨습니다.

결산의 때란 선한 청지기에게는 영광과 자랑의 순간이 될 것이고, 무익한 종에게는 수치와 두려움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성실하게 공부한 학생에게 대학입시의 결과는 영광과 자랑의 순간이 되지만 불성실한 학생에게는 수치와 고통의 순간이 됩니다.

신나게 놀 때는 몰랐지요?

오토바이 타고 놀 때는 몰랐지요?

컴퓨터에서 게임할 때는 몰랐지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그렇게 심각하게 느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때에는 너무도 뚜렷하게 판가름 날 것입니다!

삶이란 살다가 죽으면 그냥 흐지부지 없었던 일로 처리되는 것이 아닙니다.

죽으면 심판이 있습니다.

삶을 결산합니다.

처음 들은 것처럼 그런 표정을 짓지 마십시오.

성경에는 ‘결산한다.’ ‘심판한다.’는 의미의 말씀이 많이 나옵니다.

마 18:23절 “그러므로 천국은 그 종들과 결산하려 하던 어떤 임금과 같으니”

눅 16:2절 “.......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롬 14:12절 “이러므로 우리 각 사람이 자기 일을 하나님께 직고하리라”

히 9:27절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하나님은 어떤 기준으로 우리를 심판하실 것인가?’ 생각해보셨습니까?

다음 세 가지가 심판대 앞에 선 우리에게 심문하실 내용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① 너는 내가 네게 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였는가?

② 너는 내가 네게 맡긴 재물을 어떻게 사용하였는가?

③ 너는 내가 준 말을 어떻게 사용하였는가?

마 12:36절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

이제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21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여기서 '적은 일‘이란 남의 시선에 띄지 않는 일일 것입니다.

‘적은 일’이란 보잘 것 없는 일일 것입니다.

‘적은 일’이란 박수를 많이 받지 못하는 일일 것입니다.

‘적은 일’이란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일 것입니다.

적은 일에 충성하십시오.

그래서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라는 칭찬을 받도록 하십시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에게 있어서 결산의 때는 기다림과 영광과 자랑의 순간이 될 것을 믿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