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로마서 8:1~11),김진홍목사
지난 시간에 우리는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삶을 살았던 바울 사도였지만 아직도 그 마음속에 일고 있는 작은 바람을 괴로워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로마서 7장19절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치 아니 하는 바 악은 행하도다.”
우리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서 그와 비슷한 처지를 확인하였습니다.
그의 서시에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그가 괴로워했던 바람은 ‘잎새에 부는 바람’이 아니라 ‘잎새에 이는 바람’이었습니다.
‘잎새에 부는 바람’은 누구나 다 알 수 있고,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잎새에 이는 바람’은 아주 민감한 사람도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자기만이 아는 작은 바람, 내면의 바람입니다.
윤동주 시인은 바로 그와 같은 바람에도 괴로워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성도들의 내면에는 하나님의 법을 따라 하나님의 뜻을 좇으려는 선한 의도도 있지만 죄의 법을 따라 이생의 자랑, 안목의 정욕, 육신의 정욕으로 기울어지는 욕망도 있습니다.
우리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바울 사도는 로마서 8장에 들어와서 이렇게 확신에 찬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롬8:1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오늘은
바울 사도의 이 고백을 묵상하면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정죄함’이란 영어로 condemnation 이란 말인데 법적인 용어입니다.
즉 “죄가 있다”라는 말입니다.
“너에게 죄가 있다. 너에게 죄가 있음을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상상해 보십시오.
검사로부터 사형을 구형받은 죄수가 최종판정을 받기 위해서 재판장 앞에 서 있습니다.
얼굴은 이미 사색이 되고 손끝은 가늘게 떨리고 있습니다.
재판장의 선고 한 마디로 이 피고인의 운명은 결정됩니다.
숨 막히는 순간이 계속됩니다.
이윽고 재판장이 선고문을 읽고 “NO GUILTY!((무죄)” 라고 선고합니다.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때의 기쁨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요?
순간 머리가 텅 빈 것 같다고 할까요, 아니면 붕 떠오르는 것 같다고 할까요.
죽어야 할 사람이 살아났다면 그것을 돈 10억 원 번 것과 비교하겠습니까?
죽어야 할 사람이 살아났다면 그것을 자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간 것과 비교하겠습니까?
죽어야 할 사람이 살아났다면 그것을 진급한 것과 비교하겠습니까?
비교가 되지 않지요!
어차피 한번은 가야 할 육신도 죄의 책임에서 벗어났다면 그렇게 기쁩니다.
그런데 인간 재판장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육신만 살고 죽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영원히 살고 죽는 선고에서 ‘No guilty!’를 선언 받았다면 얼마나 감격스럽고 놀라운 일이 되겠습니까?
우리가 그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제대로 깨닫고 느끼기만 한다면 여기 계신 여러분 모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펄쩍 펄쩍 뛸 것입니다.
다윗은 시편32편 1절에서 “허물의 사함을 얻고 그 죄의 가리움을 받는 자는 복이 있도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다윗에게 죄와 허물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끄러운 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자신의 모든 죄와 허물을 용서해 주시고 가려 주셨다는 사실을 접하고 그는 “행복하다.”라고 고백했던 것입니다.
다윗은 자식을 얻었을 때도 행복하다고 고백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왕이 되었을 때에도 행뵥하다고 고백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죄 용서함을 받았을 때 행복하다고 고백했습니다.
“내가 토설치 아니할 때에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 주의 손이 주야로 나를 누르시오니 내 진액이 화하여 여름 가물에 마름같이 되었나이다.”(시32:3-4)
죄로 인한 깊은 고통을 겪어본 그는 죄 사함을 받게 된 것이 얼마나 고맙고 놀라운 일인가를 알았습니다.
죄 사함을 받은 우리도 그 행복의 의미를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심판의 날 하나님 앞에 섰을 때에는 우리는 그 ‘행복의 절정’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 날에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라는 말씀이 얼마나 금싸라기 같은 귀한 말씀인지를 뼈가 시리도록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2. 그러면 어떤 사람에게 정죄함이 없습니까?
모든 사람에게 정죄함이 없는 게 아닙니다.
공부 많이 했다고 정죄함이 없고, 성실하게 살았다고 정죄함이 없고, 착하게 살았다고 정죄함이 없는 게 아닙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만이 정죄함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다’는 것은 장소적인 의미가 아니라 관계적인 의미입니다.
어떤 사람이 예배당 안에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영어성경에서는 belong to Christ Jesus(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자)라고 번역했습니다.
왜 예수 안에 있음이 중요합니까?
우리는 ‘출애굽기’를 공부하면서 배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소에 들어갈 때, 제일 먼저 목격하는 것은 ‘번제단’입니다.
이 번제단을 지나야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지성소’(holy of holy)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번제단을 지나야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번제단이란 속죄(죄를 용서받는)제사를 드리는 제단입니다.(출29:10-14)
- 백성이 죄를 용서받는 제사를 드리기 위하여 양을 끌고 오면 제사장은 양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합니다.
이것을 '죄의 전가 의식'이라고 하는데 백성의 죄가 양에게 옮겨짐을 뜻합니다.
- 제사장은 사람의 죄를 뒤집어 쓴 양을 죽입니다.
- 속죄 제사를 드리는 백성은 양의 피를 손에 묻혀 제단뿔에 바릅니다.
나머지 피는 제단 밑에 쏟아 붓습니다.
- 그리고 내장을 비롯한 나머지는 번제단 위에서 태워 드립니다.
이 번제단 앞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생생하게 확인하는 것은,
- 죄인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
-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명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사실,
- 어린양이 나 대신 죄를 뒤집어쓰고 벌을 받아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
- 그 피를 제단뿔에 바르고 나서야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번제단은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죽음의 모형입니다!
이 사실을 히브리서 9~10장에서 너무도 자세히 비교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히9:12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아니하고 오직 자기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 가셨느니라.”
히9:22 “…….피 흘림이 없는 즉 사함이 없느니라.”
히9:28 “이와 같이 그리스도도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시려고 단번에 드리신바 되셨고…….”
히10:10 “이 뜻을 좇아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 을 얻었노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이 보여 주는 진리는,
-나는 죄인이고,
-이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누군가의 생명이 희생되어야 하는데,
-흠 없는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대신 죄를 뒤집어쓰고 벌을 받아 죽으심으로, -나의 죄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롬8:3-4절에도 나와 있잖아요.
“........곧 죄를 인하여 자기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 육신에 죄를 정하사........율법의 요구를 이루어지게 하려하심이니라.”
여러분, 믿으세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습니다,
언젠가 여러분이 죽어서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너 죄인 이놈!”하거든 롬8:1절을 잘 외워 놓으셨다가 “하나님도 거짓말 하십니까?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고 해놓으시고, 죄인이라니요!”라고 따지십시오.
그러면 우리 하나님이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여러분을 용서하실 것입니다.
3. 안타깝게도 결코 정죄함이 없는 우리 성도들도 살다보면 또 다시 죄를 범하게 됩니다.
이때 성도들은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합니까?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합니다.
죄를 졌을 때 ‘두렵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나요? ‘죄송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나요?(질문)
① ‘두렵다’는 생각은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갖는 감정입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용서받지 못한 자가 갖는 느낌입니다.
구원받지 못한 사람이 갖는 느낌입니다.
롬8:15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였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아바 아버지라 부르짖느니라.”
② ‘죄송하다’는 생각은 기대에 못 미친 생각이나 행동을 했을 때 갖는 느낌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됐는데 자녀로서 하나님 아버지의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과 생각을 했을 때 갖는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죄송함’은 용서받은 자가 느끼는 감정이고, 구원받은 자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된 자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예를 들어본다면, 회사원이 회사 돈을 횡령했다면 회사에 들어올 때 보증한 부동산을 압류당하고,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원은 그런 벌을 예상하고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같은 손해라도 자식이 손해를 끼치면 아버지는 자식에게 실망은 하지만 형사처벌을 하지 않습니다.
감옥에 넣지는 않아요.
그러면 자식은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고 더 부끄럽고 죄송스럽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구원받은 성도는 죄를 졌을 때, ‘벌을 받을까봐 두렵다.’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아니라 ‘결코 정죄함이 없기에’ 두렵지는 않지만 하나님의 아들로서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죄송스러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요한1서 1:9절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실 것이요.”라는 말씀에서 ‘우리 죄를 자백한다.’는 것은 우리가 벌을 받을까봐 지옥 갈까봐 두려워서 하는 행위가 아니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아버지의 뜻대로 살지 못했기에 죄송스러움으로 부끄러움으로 아뢰는 태도입니다.
그렇게 자백하면 하나님 아버지는 용서하십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우리 성도들도 죄를 짓습니다.
그런 경우라도 ‘두려움’을 느껴서는 안 됩니다.
그 대신 ‘죄송스러움’을 느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삶이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가 여전히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가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는 다음과 같은 경우일 것입니다.
1) 사죄의 확신을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우리의 감정에 의지할 때 죄의식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우리가 용서받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 것입니다.
즉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실 것이요.”라는 말씀에 근거하여 우리의 죄가 용서 받았음을 확신하는 것이지 속이 후련하다거나 기분이 좋아졌다거나 불쾌한 감정이 말끔히 지워졌기 때문에 용서 받은 것이 아닙니다.
특별한 느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없을 수도 있습니다.
느낌과 감정에 의존하지 마십시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의 신실성을 믿고 죄의식에서 벗어나십시오.
2) 거짓 양심의 고발을 받을 때 죄의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거짓 양심’이란 양심적이라는 미명하에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비근한 예로, 결혼 전에 순결을 잃어버린 것이 양심의 가책이 되어 평생 죄의식에 사로잡혀 사는 한 여인이 있다고 칩시다.
물론 순결을 우습게 여기고 아무렇지 않게 방종하며 사는 사람보다 양심적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성도가 평생 죄의식에 시달려 살아가고 있다면 여러분은 그런 태도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양심적이라고 칭찬하실 것입니까?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런 태도는 ‘양심적인’ 것이 아니라 ‘불 신앙적’입니다.
신앙적이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 나의 모든 죄가 해결되었음을 믿고, 결코 정죄함이 없음을 믿고, 죄의식에서 해방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적이라는 미명하에 자기를 괴롭히고 십자가의 은혜까지 무시하는 것은 거짓양심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거짓 양심의 고발에 주의하십시오.
자기 자신을 용서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혈을 흘려 죄의 문제를 해결하시고 용서하셨는데 왜 자기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으십니까?
“나 같은 죄인이 뻔뻔스럽게…….”라는 거짓 양심의 고발이 있을 때마다 “그래 나는 죄인 이였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죄를 해결하시고 용서하셨어! 결코 정죄함이 없다고 하셨어! 그래서 뻔뻔스러워졌다. 어쩔래!” 라고 떨쳐 버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