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22편.김태환목사

1 <예루살렘의 행복한 사람들-다윗의 시. 예배 드리러 올라가는 자의 노래> 사람들이 내게 “우리 함께 여호와의 집에 가자” 라고 말할 때, 나는 기뻐하였습니다. 2 오 예루살렘이여, 우리의 발이 네 문 안에 서 있습니다. 3 예루살렘은 건물이 빽빽이 채워진 도시처럼 건설되었습니다. 4 그 곳은 각 지파들, 곧 여호와의 지파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기 위해 올라가는 곳입니다.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법규에 따라 찬양하러 가는 곳입니다. 5 재판하기 위해 다윗의 집의 왕좌들이 거기에 모였습니다. 6 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자들이여, 안전하기 바랍니다. 7 예루살렘의 성벽 안에 평화가 있고, 예루살렘 성 안에 안정이 있기 바랍니다.” 8 나의 형제들과 친구들을 위해, “너희 안에 평화가 있을 것이다” 라고 내가 말할 것입니다. 9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집을 위해, 내가 그 집이 번영하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쉬운 성경)

오늘 말씀에는 특이하게도 “예루살렘의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고, “다윗의 시,예배 드리러 올라가는 자의 노래”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시편에「예배 드리러 올라가는 자의 노래」라고 제목이 붙어 있는 시편이 120편부터 134편까지 15개가 있습니다. 캐나다의 리전트 대학(Regent College)에서 영성 신학을 가르치는 유진 피터슨(Eugene H. Peterson)은 시편 122편이야말로 예배의 본질을 표현한 최고의 시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배가 그리스도인의 본분(本分)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예배의 회복을 말하고 있습니다. 회복(回復)이라는 말은 “본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예배의 회복이라는 말은 “본래 예배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예배의 회복을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본래 예배가 어떤 것인지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목사님이「회복의 목회」라는 책을 썼습니다. 사실 우리는 회복의 목회라는 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본래 목회가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예배도 그렇습니다. 예배란 본래 이런 것인데, 예배가 그렇게 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예배의 회복을 말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배에 대하여 오해하고 있습니다. 예배의 회복을 예배 시간에 경건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은혜로운 설교를 예배의 회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예배의 회복은 전적으로 설교자의 책임이 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성가대의 은혜로운 찬양을 예배의 회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예배의 회복을 말하는 사람들은 먼저 예배의 본질(本質)이 무엇인지 깊이 연구해야 합니다. 예배의 본질을 알아야 비로소 예배의 회복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예배의 본질이 무엇입니까?  오늘 시편 말씀을 잘 읽어 보면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5가지 중요한 예배의 본질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가 기쁨입니다. 예배에는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기쁨이 없는 예배는 죽은 예배입니다. 예배의 생명은 기쁨입니다.

한국이 낳은 훌륭한 목사님 중에 김정준 목사님이 계십니다. 그분은 한국 신학대학에서 학장을 지낸 분입니다. 그리고 훌륭한 구약 신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분이 시편 122편에 「예루살렘 찬가」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한국 사람들이 서울의 찬가를 즐겨 부르듯이 이 시편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즐겨 불렀던 예루살렘 찬가라고 할 수 있다. 일간 신문에 자주 나오는 기사(記事)처럼, 서해의 외딴 섬에 사는 국민학교 학생들이 대통령이 사는 청와대에 초청을 받아 서울에 첫 발을 들여 놓은 것을 상상해 보라. 이 시편에 하나님을 예배하는 감격과 기쁨과 흥분이 그렇게 나타나 있다.”

여러분, 이런 찬양 가사를 아십니까? 주께와 엎드려 경배 드립니다 / 주 계신 곳엔 기쁨 가득 / 무엇과도 누구와도 바꿀 수 없네 / 예배드림이 기쁨 됩니다 / I will come and bow down at Your feet, / Lord Jesus In Your presence is fullness of joy / There is nothing there is no one who compares with You / I take pleasure in worshiping You, Lord  

예배의 회복은 먼저 내 안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나에게 하나님을 예배하는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예배의 외부적인 조건이나 환경과 관계가 없습니다. 단순히 하나님의 임재하심 앞으로 나아가는 데서 오는 기쁨입니다. 오늘 시편 말씀에 그랬지요? “사람들이 내게 ‘우리 함께 여호와의 집에 가자’ 라고 말할 때, 나는 기뻐하였습니다.” 그 기쁨은 목사님의 설교 하고도 관계 없고, 예배의 경건한 분위기와도 관계 없고, 성가대의 찬양과도 관계 없습니다. 올바른 예배자는 예배가 시작 되기 전부터 이미 기쁨이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을 보세요. “오 예루살렘이여, 우리의 발이 네 문 안에 서 있습니다.” 내가 예배에 참석했다는 그 이유만으로도, 내가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예배자(worshiper)가 되었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내 가슴이 떨려 옵니다. 우리는 이런 예배자의 마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둘째로, 예배는 우리에게 올바른 삶의 틀(frame)을 제공합니다. 제가 미국에 와서 학생 신분으로 공부를 할 때 이런 생각을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내가 미국 학생들과 경쟁해서 뒤지는 것은 영어 때문이지, 페이퍼를 쓰면 내용은 내가 더 낫다.” 이런 생각을 한동안 했었습니다. 나중에서야 내가 미국 학생들에게 뒤떨어지는 것이 영어뿐만이 아니라 내용도 뒤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 창조성(creativity)과 상상력(imagination)과 통찰력(insight)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그렇습니다. 심지어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데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알긴 많이 아는 것 같은데 창조성이 없습니다. 상상력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부족니다. 성경 말씀을 보는데도 그래요. 언젠가는 찰스 스윈돌(Charles R. Swindoll)의 책을 읽으면서 온 몸에 전율(戰慄)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가 쓴 책을 다 샀습니다. 스윈돌 뿐만 아니라, 찰스 스탠리(Charles Stanley)의 책을 읽으니까 너무 좋아요. 그래서 스탠리의 책을 모두 샀습니다. 또 존 맥아더 목사님의 책이 너무 좋아서 맥아더 목사님의 책을 모조리 샀습니다, 필립 얀시(Philip Yancey)의 책도 좋고, 유진 피터슨이 쓴 책들은 무조건 좋습니다. 이번 미주 코스타에 갔을 때도 새로 나온 피터슨의 책들을 5권이나 샀습니다. 그들이 성경 말씀을 보는 창조성과 상상력과 통찰력은 한마디로 경이로움 자체입니다.

오늘 시편 말씀 3절을 보세요. “예루살렘은 건물이 빽빽이 채워진 도시처럼 건설되었습니다.” 개역 성경에는 이 말씀이 “예루살렘아, 너는 조밀한 성읍과 같이 건설되었도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 말씀을 해석하는데는 창조성과 상상력과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루살렘은 정치와 종교의 중심지였습니다. 그곳에 성전이 있습니다. 최소한 일년에 세 번 예루살렘 성전에서 거행되는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성인 남자들에게 주어진 종교적인 의무였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사람들은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백성들을 지으셨고, 하나님께서 우리 백성을 구원하셨고, 하나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채워 주신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예루살렘은 조밀(稠密)하게 짜여진 도성(都城, city)이라고 합니다. 조밀하게 지어졌다는 것은 정교하게 세공된 돌들이 촘촘하게 끼워 맞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 부분도 엉성한 구석이 없습니다. 예루살렘은 “완벽하고 하나로 아름답게 조화(調和)된 도시”라는 것입니다. 이 시편을 쓴 시인은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드러내기 위해서 이와 같은 건축학적인 개념과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머리가 복잡하고 혼란할 때가 있습니다. 하는 일들이 뒤죽박죽이 될 때가 있습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어디 좀 한가한데 가서 머리를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고 차분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합니까? 등산을 합니까? 바닷가를 산책합니까? 아니면 영화를 한 편 보시나요? 이렇게 일상적인 일들을 잠시라도 떠나면 어느 정도 기분 전환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1:28)” 예수 그리스도는 피곤하고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을 자기에게로 오라고 초대했습니다. 오늘 시편 122편을 쓴 다윗은 뭐라고 말합니까?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리로 나오라고 합니다. 적어도 다윗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하는 예배는 완벽하고 통일성 있게, 그리고 아름답게 조화된 건축물과도 같았습니다.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건축물 안으로 들어가면 그 안에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합니다.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창조하셨는지, 나를 어떻게, 어디로 인도하시는지, 지금 나는 어디에 서 있는지, 그리고 내 삶에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곧 알게 됩니다. 이렇게 다윗은 예배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삶의 틀(frame)로 이해했습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람들은 이 틀 속에 자신을 맞추는 것입니다. 그러면 삶이 본래의 상태로 회복됩니다.

셋째로, 예배의 본질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깨닫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는 말씀을 하시고 듣는 관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명령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4절 말씀을 보십시오. “그 곳은 각 지파들, 곧 여호와의 지파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기 위해 올라가는 곳입니다.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법규에 따라 찬양하러 가는 곳입니다.”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법규를 따라” 라는 말은 “according to the statute given to Israel”이란 말입니다. 이스라엘의 각 지파(支派)들이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서 하나님의 성전으로 올라간다는 말입니다.

예배의 회복을 열망하는 사람들은 이 말씀을 잘 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예배 드릴 때 환경과 조건과 감정(感情)의 지배를 많이 받습니다. “지금 예배드릴 기분이 아닌데, 이런 기분으로 예배 드리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 아닌가? 자신에게 솔직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매우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예배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분을 묻지 않고 그냥 “예배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넷째로, 예배의 본질은 하나님께 우리의 모든 관심을 집중(集中)하는 것입니다. 오늘 읽은 시편 말씀 5절에 “재판하기 위해 다윗의 집의 왕좌들이 거기에 모였습니다(Here stand the thrones where judgment is given, the thrones of the dynasty of David)”라고 했습니다. 개역 성경에는 “거기 판단의 보좌를 두셨으니 곧 다윗 집의 보좌로다”라고 했습니다. 판단 혹은 재판이라는 말의 본래 뜻은 “사태를 바로 잡고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인 말씀”이라는 뜻입니다.

예배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예배의 모든 순서를 하나님의 판단이라는 관점에서 보십시오. 성경 말씀을 읽는 시간에 신앙의 선조들에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설교 시간에는 그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듣습니다. 찬송을 부르고 찬양을 들으면서 우리의 마음은 우리에게 말씀하실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사정을 하나님께 아뢰고 그분의 판단을 기다립니다. 예배를 드리면서 우리는 하나님이 무엇을 기뻐하시는지를 알고 그분의 생각에 길들여집니다. 재판장에 나간 사람이 판사의 말에 집중하는 것처럼 우리는 예배 시간에 하나님의 판단에 온 마음을 쏟습니다.

유진 피터슨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혼자 집에 있으면서 성경을 읽는 것으로 예배를 대신하려고 한다면 당신은 많은 것을 놓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당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 문화의 영향을 받고, 편견에 사로잡혀 왜곡된 시각으로 성경을 읽기 때문이다. 예배 때에 당신은 회중의 일부가 된다. 이 회중은 성경의 모든 저자가 말씀을 선포하는 대상이다. 그리고 예배는 모든 찬송가 작곡자들이 예배자의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까지도 어루만지는 진리를 표현하기 위하여 음악을 사용하는 공간(空間)이다. 그 뿐만 아니다. 예배는 당신과 더불어 축복과 믿음, 의심과 상처로 엿새를 지낸 설교자가 회중의 언어로 성경의 진리를 해석하는 것을 듣는 자리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예배의 본질은 변화입니다. 예배자의 삶이 변화되고, 궁극적으로는 이 세상이 변화됩니다. 시간적으로 본다면, 주일에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한 시간 남짓 합니다. 그런데 이 한 시간의 예배가 나머지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오늘 시편 말씀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 “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자들이여, 안전하기 바랍니다. 예루살렘의 성벽 안에 평화가 있고, 예루살렘 성 안에 안정이 있기 바랍니다.’ 나의 형제들과 친구들을 위해, ‘너희 안에 평화가 있을 것이다’ 라고 내가 말할 것입니다.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집을 위해, 내가 그 집이 번영하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6-9절)

이 말씀을 통해서 뭔가 우리가 예배에 대하여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 것이 없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이 말씀을 읽으면서 “참된 예배는 예배자의 배고픔을 채워줘서 만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자로 하여금 더욱 배고프게 하는 것이다” 이런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그 예배에 참석함으로써 우리의 갈증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갈증이 더 심해집니다. 이 갈증(배고픔)이 무슨 갈증입니까? 하나님의 의를 구하는 갈증입니다. 그 예배자의 갈증이 오늘 시편 말씀에 “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십시오”라는 말씀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났더니 그가 바라고 구하는 것이 달라졌습니다. 이 사람이 하나님의 평안, 하나님의 샬롬(shalom)을 구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안을 빌어 줍니다. 친구에게 하나님의 평안을 빌어 줍니다. 교회에 하나님의 축복이 넘치기를 구합니다. 그리고 온 세상에 하나님의 샬롬이 넘치기를 빕니다. 이렇게 한 주간 내내 그는 허기진 심정으로 하나님의 평안을 구합니다. 이것이 참된 예배자의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