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102:19-22 / 양인순목사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앞 참나무 숲 속에 볼품없어 보이는 비석이 하나 세워져있습니다. 윤동주의 시비(詩碑)입니다. 그는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에 있는 동지사 대학 영문학과에 재학했습니다. 그곳에도 윤동주를 기리기 위한 시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제가 신대원 재학시절에 일본 선교여행을 두 번 갔었는데요 동지사 대학에 세워져 있는 그의 서시를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했었습니다.(사진 1, 2)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사진3)

 그의 유명한 <서시(序詩)>입니다. 저는 연신원에 다닐 때도 <서시>를 읽으며, 젊은 시인 윤동주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겨보곤 했습니다.
 그는 해방을 불과 몇 개월 앞둔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의 감옥에서 27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일본 경찰은 뇌일혈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윤동주는 생체 실험 대상이 되어 의문의 주사를 맞고 죽음을 맞았다고 합니다.
 일본 문학 평론가인 고노 에이지 씨는 그 의문의 주사가 당시 규슈국제대학에서 실험하던 ‘혈장 대용 생리 식염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당시 일제는 전쟁터에서 부상당한 수많은 병사들에게 수혈할 혈액이 부족하자, 혈액을 대신할 의약품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모 방송국의 ‘그것이 알고 싶다’의 특집 프로그램에 의하면 요코하마 전범 재판 기록을 확인한 결과 후쿠오카에 있는 규슈대학에서 미군 대상 생체 실험 기록이 남아 있음을 미국 정부기록 보존서(NARA)에서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산 사람의 혈액을 뽑아내고 바닷물에서 추출한 생리 식염수를 주입하는 생체 실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윤동주가 반복적으로 맞은 주시는 ‘바닷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약리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인체에 바닷물을 주입할 경우, 바닷물에 포함된 동물성 플랑크톤 등으로 인한 세균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뇌까지 전달되면 혈액이 뇌로 빠져나오게 되는데 이때의 증상이 뇌일혈과 같다고 합니다.

 결국 윤동주는 1943년 7월 14일, 동지사대학 재학 중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치안 유지법 위반 혐의로 2년 형을 선고 받았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년 가까이 갇혀 있다가 생체 실험의 대상이 되어 주검으로 그 감옥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한 문학도로서의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모습으로 자신의 피를 뿌려서라도 조국 광복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 암울한 시기에 이런 젊은 피들이 뿌려진 땅에 하늘의 은혜가 있었고, 1945년 8월 15일 마침내 대한민국은 35년간 잃었던 조국의 주권을 찾는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여기서 일제 식민지 기간을 36년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바로 잡기를 원합니다. 경술국치라고 하는데요 경술년 1910년 8월 22일 한일합방 조약이 체결되고, 29일 발표 되었습니다. 그리고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됐습니다. 그러면 일본의 지배기간은 34년 11개월 16일입니다. 일본의 식민지 통치기간은 약 35년임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기간을 늘려서 말하는 오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나라의 주권을 회복한지 65주년이 됩니다. 일본에 의해 강제로 합병된 지 100년이 됩니다. 그리고 한국전쟁 60주년이 되는 해요, 4.19 민주혁명 50주년이자 5.18 민주화 운동 3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일제의 수탈과 동족간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상처 속에서도 이 나라는 세계 유래 없는 민주화와 경제성장, 그리고 교회의 부흥을 이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 민족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광복 65주년을 감사하는 뜻 깊은 주일에 우리들이 어떻게 조국을 사랑하며, 어떻게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물려줄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봉독한 시편 102편은 <고난당한 자가 마음이 상하여 그의 근심을 여호와 앞에 토로하는 기도> 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이 시를 쓴 사람이 다윗이라면 아마도 지난 주 말씀드린 것처럼 아들 압살롬의 반역에 의해 신발도 신지 못하고, 울며 도망치던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학자들은 시편 102편은 유다 백성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서 약 70년 동안의 식민지 상황에서 고통 받던 아픔과 상처를 하나님께 토로하는 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포로로 잡혀가서 이방 땅에서 당하는 수모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나의 부르짖음을 들어주시고,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말아달라고 애원합니다. 그가 겪고 있는 고통은 무엇입니까? 뼈가 숯같이 타들어 갑니다. 마음이 풀같이 시들고, 살이 뼈에 붙었습니다. 광야의 올빼미와 부엉이처럼 절대 고독 속에 있습니다. 원수들이 종일 비방을 하고, 미친 듯이 날뜁니다. 탄식의 재를 양식같이 먹으며, 기울어가는 그림자처럼, 풀이 시들어가는 것처럼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인은 그런 절망의 탄식 속에서도 소망의 끈을 붙잡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로, 은혜와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입니다(13절)
 다같이 13-14절 말씀을 읽습니다.
 “주께서 일어나사 시온을 긍휼히 여기시리니 지금은 그에게 은혜를 베푸실 때라 정한 기한이 다가옴이니이다. 주의 종들이 시온의 돌들을 즐거워하며 그의 티끌도 은혜를 받나이다.”
 유다 백성들의 힘과 능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의 상황입니다. 그런데 시인은 주께서 일어나셔서 시온을 긍휼히 여기실 때가 왔다고 믿고 있습니다. 주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실 때가 다가왔다고 고백합니다. 심지어 시온의 돌들이 즐거워하며, 티끌까지도 은혜를 받는 날이 오고 있음을 믿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역사는 긍휼과 은혜입니다. 인간의 노력과 행위로 주어지는 결과가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의 압제아래 430년 동안 억압받다가 해방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입니다. 바벨론 70년의 포로생활에서 해방된 것 역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래서 바벨론의 포로에서 돌아올 때의 기쁨과 감격을 노래한 시편 126편 1절에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 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 그들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고레스 왕을 목자로 삼으셔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놀랍던지 꿈꾸는 것 같았다고 노래합니다.  

 이 민족에게 허락하신 해방 역시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의 결과입니다. 당시 우리 민족의 선구자들은 중국에 임시정부를 세우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의 독립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자유요 해방이었습니다. 그 당시 아무도 일본의 압제에서 그렇게 빨리 해방될 줄 알았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함석헌 옹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모른 것은 아무도 꾸민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꾸미지 않고 온 것은 하늘의 선물이다. 이것은 하늘에서 직접 백성에게 준 해방이다. 아무도 여기 공로를 주장할 중간적인 자가 없다.”
  그러면서 그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을까? 그 까닭의 하나는 진정한 백성의 해방이 되기 위하여서다. 그담 또 하나는 백성의 마음이 하나님께로 향하기 위하여서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온 해방은 하나님의 선물이요, 그것은 우리로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 나라가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도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룰 수 있었던 일도 역시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섭리입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 속에서 3일 만에 낙동강까지 밀린 상황에서 UN군이 파병되었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그렇게 신속하게 많은 나라가 한국전에 참전했던 자체가 기적이요 은혜입니다.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던 이 땅에 16개국에서 전투병력을 보내고, 5개 나라가 의료지원을 했습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또한 우리가 이루어낸 눈부신 경제성장 역시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입니다. 인터넷에서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눈물’ 이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당시 가난한 한국에 돈을 빌려줄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우리와 같이 분단된 공산국 동독과 대치한 서독에 돈을 빌리려 대사를 파견해서 미국의 방해를 무릅쓰고 1억 4000만 마르크를 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우리는 서독이 필요로 한 간호사와 광부를 보내주고 그들의 봉급을 담보로 잡혔습니다. 낯선 땅 서독에 도착한 간호사들은 시골병원에 뿔뿔이 흩어져서 병들어 죽은 사람의 시신을 닦았습니다. 어린 간호사들은 울면서 거즈에 알콜을 묻혀 딱딱하게 굳어버린 시체를 이리저리 굴리며 하루 종일 닦고 또 닦았습니다.
 남자 광부들은 지하 1000미터 이상의 깊은 땅 속에서 그 뜨거운 지열을 받으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너무나 열심히 일하는 한국 사람들은 ‘코리아 엔젤’이라 불렀습니다.

 몇 년 뒤 서독 뤼브케 대통령의 초대로 박 대통령이 방문하여 500 여명의 간호사와 광부들이 모인 곳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이 있기에 앞서 우리나라 애국가가 흘러 나왔을 때 이들은 목이 메어 애국가를 제대로 부를 수조차 없었습니다. 우리 열심히 일 합시다. 후손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 합시다. 열심히 합시다.
가난한 나라 사람이기 때문에 이역만리 타국 땅 수 천 미터 지하에 내려가 힘들게 고생하는 남자 광부들과 굳어버린 이방인의 시체를 닦으며 힘든 병원일 하고 있는 어린 여자 간호사들. 그리고 고국에서 배곯고 있는 가난한 내 나라 국민들이 생각나서 더 이상 참지 못해 대통령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소리내어 눈물 흘리자 함께 자리하고 있던 광부와 간호사 모두 울면서 영부인 육 영수 여사 앞으로 몰려나갔다. 어머니! 어머니! 하며 육 여사의 옷을 잡고 울었고, 그분의 옷이 찢어 질 정도로 잡고 늘어졌습니다.

 광부들은 뤼브케 대통령 앞에 큰절을 하며 울면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국을 도와 주세요. 우리 대통령님을 도와 주세요. 우리 모두 열심히 일 하겠습니다.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를 수없이 반복했다. 뤼브케 대통령도 울고 있었습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차에 올라 탄 박대통령은 계속 눈물을 흘렸습니다. 옆에 앉은 뤼브케 대통령은 손수건을 직접 주며 “우리가 도와주겠습니다. 서독 국민들이 도와주겠습니다” 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자원도 돈도 없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였습니다. 유엔에 등록된 나라 수는 120여 개국, 당시 필리핀 국민소득 170불, 태국 220불 등. 이때, 한국은 76불이었습니다. 우리 밑에는 달랑 인도만 있었습니다. 세계 120개 나라 중에 인도 다음으로 못 사는 나라가 바로 우리 한국이었습니다. 1964년 국민소득 100달러! 이 100달러를 위해 단군 할아버지부터 무려 4,60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머리를 잘라 가발을 만들어 수출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1965년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그 후에도 베트남 전쟁에 파병을 해서 생명을 던지 값으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습니다. 그 후에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했습니다.

 2010년 세계 정상들이 모이는 G20 회의 주체국이 되었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피 땀흘린 국민의 수고의 결과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이요 축복입니다.

둘째로, 지키시고, 보호해주시는 하나님이심을 믿었기 때문입니다(19절)
 하나님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십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명한 시편 121편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성전에 올라가며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1-2).” 그리고 이렇게 노래합니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 아니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4-8절) 아멘!

 사랑하는 여러분! 이런 하나님이심을 믿습니까? 우리 하나님은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지나갈 때도 함께 하십니다. 내가 강을 건널 때에도, 불 가운데 지날 때에도 함께 하십니다. 물이 나를 침몰치 못하도록, 불이 나를 사르지 못하도록 지키시고 보호해 주십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사야 43장에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1절) 4절에는 “네가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보시기에 어떤 존재일까요?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피 값으로 지불하셔서 영원한 죄의 형벌로부터 구속해주신 소중한 아들이요 딸들입니다. 그 무엇과도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보배롭고, 존귀하고, 사랑스런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우리를 지키시고, 보호해 주시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에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보호의 손길 아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실망시키고, 하나님을 배반할 수도 있지만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버리시지도, 포기하지도 아니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끝까지 지켜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스바냐 선지자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 날에 사람이 예루살렘에 이르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시온아 네 손을 늘어뜨리지 말라.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에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습3:16-17)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일지라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네 손을 힘없이 늘어뜨리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다”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보라는 것입니다. 그분은 구원을 베푸실 전능하신 분이십니다. 죽은 자를 살리시고,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분이십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전능자이십니다. 그 하나님이 너의 삶 가운데 함께 하고 있지 않느냐는 말씀입니다. 뿐만 아니라 너로 인해 내가 기뻐서 어쩔줄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너를 잠잠히 사랑할 수밖에 없고, 너무 기뻐서 노래하고 춤을 추고 싶은 마음임을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런 사랑의 주님이 나와 동행하시고, 나를 지켜주시고, 보호하신다는 것을 굳게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 속에 기쁨이 있고, 감사가 있고, 찬송이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도 뚫고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내 편이 되셔서 나를 돕고 계시는데 누가 우리를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나를 위해 싸워주시는데 누가 우리를 이길 수 있겠습니까? 지금도 내 곁에서 우리를 돕고 지켜주시는 주님을 찬양하는 삶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셋째로, 갇힌 자의 탄식을 들으시는 하나님이심을 믿었기 때문입니다(20절)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지키시고, 보호해 주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탄식을 항상 들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20절 말씀을 함께 읽습니다.
 “이는 갇힌 자의 탄식을 들으시며 죽이기로 정한 자를 해방하사”
 여기서 갇힌 것은 바벨론의 압제아래 신음하고 있는 유다 백성들의 모습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을 잃었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살줄 알았는데 바벨론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히고 말았습니다. 머나먼 이방 땅에 포로로 끌려와 내일에 대한 아무런 소망도 가지지 못하고,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직 탄식과 한숨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인은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갇힌 자의 탄식을 들으시는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는 자들을 해방시켜 주실 하나님을 믿음으로 바라봅니다.

 지금부터 65년 전, 해방되기 전 일본의 압제 아래 이 민족은 탄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말을 빼앗겼습니다. 창씨 개명을 통해 이름도 빼앗겼습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은 전쟁터로 보내졌고, 젊은 여자들은 종군위안부로 끌려갔습니다. 농사를 지으면 곡물은 전쟁물자로 공출해 갔습니다. 무기를 만들기 위해 솥과 숟가락까지 빼앗았습니다. 심지어 교회의 종까지 거둬들였습니다. 예배를 드리기 전에 천황을 향해 절을 강요했고, 모세오경과 요한 계시록은 읽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어기는 자들은 모조리 잡아 가두고, 죽였습니다.

 1919년 4월 화성에 있는 제암리 교회에서는 23명의 교인들이 무참히 죽임을 당했습니다. 교회 안에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아다 놓았습니다. 밖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불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뛰어나오는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23명이 순교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마을 가옥 30여채를 불질렀습니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사람의 살이 타는 냄새가 10Km 밖에까지 진동했다고 합니다.

 이 민족은 이런 절망의 상황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민족을 긍휼히 여겨주셔서 해방을 주셨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이 민족에게 이런 놀라운 은혜를 베풀어 주셨을까요? 21-22절에 해답이 있습니다. 함께 읽습니다.
 “여호와의 이름을 시온에서, 그 영예를 예루살렘에서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그 때에 민족들과 나라들이 함께 모여 여호와를 섬기리로다.” 아멘!
 하나님께서 이 민족에게 이런 놀라운 축복을 주신 이유는 바로 하나님의 이름을 온 땅에 선포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온 열방들이 함께 모여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의 나라로 삼으시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이 사명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께서 50년 전만해도 국민소득 76불로 인도 다음으로 못살던 이 나라를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복주신 이유는 바로 하나님의 이름을 온 땅에 선포하라는 사명이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대한민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2만 1천명의 선교사를 전 세계에 파송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하나님의 선교를 바르게 감당하는 한 하나님은 이 민족을 제사장 나라 삼으셔서 큰 복을 베풀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이 사명을 망각하면 다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너무나 뻔합니다.

 지나간 역사의 아픈 과거를 미래를 향한 소중한 유산으로 삼는 나라 중 대표적인 나라가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 유대인 대학살 기념관을 지어 놓고 그것을 “야드바심” 이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기억하라”는 히브리어입니다. 그리고 기념관 입구에는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는 글귀를 새겼습니다.

 국권을 빼앗긴지 100년, 광복 65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지나간 미래를 다시 찾는 것입니다. 지나간 과거의 절망과 후회가 아닌 새로운 기대와 소망을 품고 다시 일어서는 것입니다. 과거의 이 민족이 당한 아픔을 기억해야 하지만 이제는 용서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합니다.
 오늘 오후 4시부터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의 심장 한 복판에서 한국교회 8.15 대성회가 열립니다. 이 민족에게 베풀어주신 은혜를 감사드리며, 온 열방을 향해 생명과 평화와 해방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바라보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간구합니다.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을 회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선포합니다. 민족복음화와 세계 복음화의 사명을 감당하고, 나라와 민족을 향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고자 결단합니다. 모두 참여하셔서 우리들이 함께 모여 지나온 잘못을 회개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새롭게 결단하고 달려가는 은혜의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은 갇힌 자의 탄식을 들어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를 항상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에게 긍휼과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이 민족에게 자유와 해방을 주신 놀라운 은혜를 다시한번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항상 깨어 기도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온 열방에 하나님의 이름을 선포하는 대제사장 나라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 돌리도록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것이요 이 민족에게 부여하신 사명입니다. 이것이 바로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비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