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를 의지하는 자의 복

이성희목사

말 씀 : 예레미야 17:5-8, 누가복음 5:5-6

1850년 영국 도버의 크리스천 가정에서 태어난 루이자는 미국으로 건너가 스테드씨를 만나 결혼하였습니다. 어느 여름날 남편과 루이자는 4살 난 딸을 데리고 뉴욕주의 롱아일랜드 해수욕장에 가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 때 한 소년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남편은 소년을 구하러 바다 속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소년은 남편을 꽉 끌어안아 남편은 소년과 함께 익사하였습니다. 루이자는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1주간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하나님께 울부짖었습니다. 이 때 하나님은 그녀에게 찬송시를 주셨습니다. “구주 예수 의지함이 심히 기쁜 일일세 허락하심 받았으니 의심 아주 없도다”. 그 후에 그녀는 딸을 데리고 남아프리카에 선교사로 떠났습니다. 남아프리카에서 재혼한 루이자는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아프리카에 파송되어 1917년 아프리카의 남부 로디지아에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선교사로 일하였습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의지할 것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남편이 떠나고 그녀가 하나님 앞에서 깨달은 것은 남편이 자신의 의지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구주 예수가 자신의 영원한 의지의 대상인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고귀한 믿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무엇인가에 의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이든, 물질이든 아니면 하나님이든 사람은 의지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그의 ‘대요리문답’에서 “무엇이든 당신의 마음에 의지하는 것, 어디든 당신의 마음이 머무는 곳, 그들이 사실상 당신의 신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같은 사람을, 물질을, 보이지 않는 무엇을 신으로 섬기며 살아갑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참 하나님으로 섬기는 사람은 다른 신을 섬기지 않습니다. 다른 신을 섬길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상숭배란 유일하신 참 하나님을 제쳐두고 사람이나 사물에게서 육체적,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하는 인간의 관습을 말합니다. 우상숭배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 하나님의 지혜에 의지하지 않고 사람이나 사물을 통해 필요를 충족시키려는 욕구입니다. 이런 유의 우상을 숭배하는 사람들은 돈, 과학, 교육, 연인, 섹스, 권력 혹은 자신을 의지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상숭배는 일종의 혼합주의입니다.
  영적 관점에서 겸손이란 철저히 하나님만 의지함으로 그리스도의 생명에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겸손한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세상에는 어떤 것도 온전한 의지의 대상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겸손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에 의지하지 아니하며 하나님을 철저하게 의지하고 신뢰합니다.
  예레미야 17장에서는 유다의 죄와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합니다. 유다의 죄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하나님 보다 사람을 더 의지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원해 줬더니 이제 와서 구원해주신 분을 의지하지 않고 엉뚱한 것을 의지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유다에 대한 심판의 필연성과 그리고 두 길을 대비하여 말씀합니다. 즉 사람을 의지하는 자는 저주를 받게 될 것이고,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복을 받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모두가 구원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의지하여 복을 누리는 주의 백성이 되기를 바랍니다.

  첫째, 여호와를 의지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믿는 것입니다.

  예레미야 17:5에는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무릇 사람을 믿으며 육신으로 그의 힘을 삼고 마음이 여호와에게서 떠난 그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을 믿고, 사람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떠난 사람의 말로가 어떻습니까? 저주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 절에는 사람을 가리키는 세 히브리어가 나옵니다. 처음에 나온 ‘사람’이란 단어는 히브리어 ‘아담’이란 말로서 일반적 의미에서 인간을 뜻합니다. 둘째는 ‘육신’이라는 단어인데 히브리어로는 ‘바사르’이며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조되는 인생의 연약성과 결함을 가진 사람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에 나오는 ‘사람’이란 단어는 ‘게베르’라는 히브리어로 강한 자 또는 용사를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세 단어가 전부 하나님과는 반대가 되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을 의미합니다.
  신약에서 바울이 언급한 육신이란 단어는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지 않고 인간 스스로 모든 것을 주도하려고 하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사람은 육신의 능력으로 제법 많은 일을 할 수는 있지만 하나님의 일은 행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능력과 하나님의 능력을 비교하는 자체가 우스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을 의지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고, 하나님의 저주를 받는 일입니다.
  십계명의 제1계명에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초대교회 당시에 세례문답을 하기 위하여 글도 모르고 신앙도 얕은 신자를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제1계명이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말인데 신을 바꾸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세례 문답하는 시간이 되어 어느 할머니에게 “제1계명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더니 할머니는 자신 있게 “교회에 가서 신 바꾸어 신지 말라는 것 아닙니까?”라고 하더랍니다. 신을 바꾸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다른 것으로 대치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리에 다른 것들이 앉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리를 사람이 차지하고, 하나님을 대신하여 사람을 의지하고, 사람의 힘을 믿고 따르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다니엘서에 나오는 느부갓네살 왕의 신상 이야기는 아주 적절하고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느부갓네살 왕이 보았던 신상은 그 머리는 금이었고, 가슴과 두 팔은 은이었고, 배와 넓적다리는 놋이었고, 종아리는 쇠이었고, 발의 얼마는 쇠이었고 얼마는 진흙이었습니다. 이 신상의 이야기는 인류 역사의 예언입니다. 머리가 금이란 말은 바벨론을 의미합니다. 바벨론이 아무 강해 보이지만 얼마 후에 바사에게 망했습니다. 은은 바사를 뜻합니다. 바사도 엄청난 힘을 가진 강한 나라였지만 헬라에게 망했습니다. 놋은 헬라를 뜻합니다. 헬라도 굉장한 힘을 가진 나라였지만 얼마 후에는 로마에게 망했습니다. 쇠는 로마를 뜻합니다. 로마제국도 대단한 정치력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얼마 후에는 동로마제국과 서로마제국으로 분리되고 말았습니다. 발의 얼마는 쇠이고, 얼마는 흙이라는 것이 로마제국의 분리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한 돌이 나와 이 신상을 다 부서뜨렸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돌은 그리스도를 의미합니다. 인간의 역사가 아무리 힘이 있고 영원할 것 같지만 다 망하고, 그리스도가 인류의 역사를 다스릴 것을 말합니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진흙으로 된 발에 의지하면 결국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나 인간의 힘에 의지하지 말아야 할 것을 꿈을 통하여 보여주신 것입니다.
  인간의 권력은 반드시 부패합니다.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권력을 행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파괴적이라고 합니다. 오랜 말 가운데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말도 있습니다. 권력은 10년을 가지 못합니다. 옛 중국 속담에는 “아무리 현자라도 권력을 가지면 삼 년 만에 바보가 된다”고도 합니다. 아무리 권력이 대단하고 매력이 있지만 인간의 권력을 의지할 것은 못 됩니다.
  물질도 인간이 의지할 것은 못 됩니다. 자기 주인에게 가장 잘 배신하고 빨리 배신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돈입니다. 돈은 내 주머니에 있다가 금방 변절하여 다른 사람 주머니에 들어가 버리고 맙니다. 돈이 생명을 살려주기나 합니까? 돈은 죽음 앞에서 전혀 맥을 못 춥니다. 그 밖에 인간의 명예나, 건강이나, 부모나, 자녀도 의지의 대상은 아닙니다. 부모는 의지할만하면 금방 돌아가십니다. 자녀는 자기들 살기 바빠 부모를 돌아볼 겨를도 없습니다.
  사람을 의지하고 여호와를 떠나면 저주를 받습니다. 저주가 아주 별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의지하면 사람에게 배반감을 느끼고, 사람 때문에 억울한 일이 생기고, 사람에게 실망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저주입니다.
  조엘 오스틴은 현명한 사람은 75%는 자신의 내적 판단에 의지하고, 25%만 외부의 의견을 참고한다고 그의 책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그럴지 모르지만 신앙의 사람은 자신의 75%, 다른 사람의 25%를 의지하지 않고, 100% 하나님만을 의지합니다.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캘빈 쿨리지가 대통령이 된 다음에 기자들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하여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때 쿨리지는 “나는 모든 사람의 말을 다 듣습니다. 그리고 내 결정대로 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물론 그는 그리스도인이었기 때문에 결정하기 전에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물어보는 지혜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의지하고 물어보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리더십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시에 아무런 목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  갈대냐, 부드러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라고 하십니다. 갈대에 의지하고 살 수 있습니까? 세상에서 흔들리고 수시로 변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부드러운 옷을 입은 사람을 의지할 수 있습니까? 세상에서 감각적이며 관능적인 미는 의지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해방 전후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던 말이 있습니다. “미국사람 믿지 말고, 소련에게 속지 말고, 일본사람 일어나니, 조선사람 조심하세”라는 말입니다. 사람을 믿으면 속습니다. 사람을 의지하면 실망하고, 하나님께 저주를 받습니다. 세상은 우리의 의지의 대상이 아님을 확실히 아는 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둘째, 여호와를 의지하는 것은 여호와를 의뢰하는 것입니다.

  예레미야 17:7에는 “그러나 무릇 여호와를 의지하며 여호와를 의뢰하는 그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을 의지하면 저주를 받고, 여호와를 의지하고 의뢰하면 복을 받습니다. 왜 그럴까요? 복이 어디에 있습니까? 복이 사람에게 있지 않습니다. 복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복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여러 나라의 길을 배우지 말라. 이방 사람을 따르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예레미야 10:5에는 “그것이 그들에게 화를 주거나 복을 주지 못하나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라 하셨느니라”고 합니다. 세상의 사람이나 이방의 신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만 의지하라는 말씀입니다.
  “여호와를 의지하며, 여호와를 의뢰하는”이란 말은 영어성경에는 “who trusts in the Lord, whose confidence is in Him”이라고 합니다. ‘confidence’란 신뢰 혹은 확신을 말하는데 ‘비밀을 털어놓음’이란 뜻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의뢰하는 것은 하나님께 나의 비밀을 다 털어놓고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숨기는 것이 없이 하나님과 일체된 삶을 말합니다. 내가 움켜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맡기는 삶을 말합니다.
  헝가리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플로우’(flow)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이 개념은 ‘흐름’이란 뜻으로 어린아이처럼 지금 하고 있는 행위에 몰입하면 주변의 모든 것을 다 잊고 편안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해주는 행복감을 말합니다. 그는 ‘플로우’의 전형적인 예로 암벽 타는 등반가를 예시했습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장비에 의지해 암벽에 매달린 사람입니다. 암벽에 온전히 몰입하여 시간과 공간 그리고 모두를 까마득하게 잊고 편안하고 즐거운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우리와 같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항상 ‘플로우’입니다. 하나님께 의지하여 세상의 근심과 염려를 다 잊고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의지 혹은 의뢰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행위입니까? 맡기는 것입니다. 어릴 때는 삶을 부모에게 맡깁니다. 결혼한 후에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 배우자에게 맡깁니다. 늙어서는 자녀에게 맡깁니다. 아플 때는 의사에게 맡깁니다. 그러나 사람은 우리가 온전히 맡길 만큼 절대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대상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전능자이시기 때문에 맡으실 수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죄 짐까지 맡아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어찌 좋은 친군지 걱정 근심 무거운 짐 우리 주께 맡기세”라고 찬송합니다.
  돈은 은행에 맡깁니다. 그런데 은행이 절대 안전합니까? 그렇지 못합니다. 최근에는 저축은행이 부실하여 많은 서민들을 울렸습니다. 시중은행은 괜찮습니까? 시중은행도 파산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은행이 파산하였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연금에 가입하고 보험에 가입하였다고 노후가 든든합니까? ‘글쎄’입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우리 교단의 연금에 가입하였습니다. 교회와 제가 반씩 연금을 불입하고 있습니다. 제가 은퇴하게 되면 연금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래 전 제가 만일에 원로목사가 되더라도 교회에서 생활비를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당회록에도 기록해 놓으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가 이미 오래 전부터 저의 은퇴 후를 준비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금재단이 문제입니다. 그럴 리가 없지만 연금재단이 부실해져서 연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저뿐만 아니라 많은 목사님들이 은퇴한 후에 아주 곤란할 것입니다. 현재 연금재단이 부실하거나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절대로 안전하게 의지할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맡기는 것은 의지하는 행위입니다. 하나님이 정해주신 상황과 형편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찾는 것이 의지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에게 더 없는 행복의 맛은 온전한 맡김에 달려 있습니다. 맡기면 잠이 오고, 맡기면 평안해집니다. 2차 대전이 한참일 때 밤바다 런던에 공습이 계속되고 전투기의 폭격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불안하여 잠을 잘 수 없고 불안에 떨었습니다. 어떤 할머니는 정말 평안하게 잠을 잘 자고 있었고 일상의 삶도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평안할 수 있습니까?” 그 때 할머니는 “하나님이 깨어 지키고 계시는데 나까지 잠을 안자고 깨어 있을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맡긴 자의 평안입니다. 
  목욕탕에 가면 “귀중품은 카운터에 맡기십시오. 맡기지 않은 것은 책임지지 않습니다”라고 쓴 글귀가 있습니다. 하나님께 맡기면 하나님께서 책임지십니다. 맡기지 않아서 잃어버리는 것은 하나님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하나님께서 책임지게 해 드리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시내산에서 모세를 만나신 날 모세의 지팡이를 던지게 하셨습니다. “네 힘의 마지막인 지팡이를 땅에 던져 모든 것을 내게 맡기지 않겠니? 어쨌거나 그것을 너 혼자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네가 잃을 게 무엇이냐? 과감하게 나를 믿어 보아라”고 하시는 장면입니다. 모세가 지팡이를 던지는 순간 모든 것을 다 하나님께 맡긴 것입니다. 이제는 모세의 지팡이가 아니라 하나님의 지팡입니다. 그래서 백성을 인도하게 됩니다. 모세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게 한 것입니다.
  그랜드캐년에 가면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있습니다. 2007년에 개장한 이 전망대는 절벽으로부터 21미터가 말발굽처럼 U자로 돌출되게 만들어져 투명한 유리 위에서 계곡 아래를 내려다보게 만든 것입니다. 전망대에서 밑을 내려다보면 아찔합니다. 저는 비싼 돈을 내고 이런 아찔한 데는 가지 않습니다. 오금이 저려 발을 떼기조차도 힘들 것입니다.
  코우라는 분이 실험을 했습니다. 땅에 30센티미터의 널빤지를 두고 사람들에게 그 위를 걸어가라고 하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널빤지를 공중에 매달아놓고 그 위를 걸어가라고 하면 대부분은 가지 못하고 극소수만 걸어갑니다. 널빤지가 땅에 있을 때는 걸을 수 있다는 생각만 합니다. 그러나 공중에 매달려 있을 때는 떨어진다는 생각만 합니다. 하나님의 뜻에 우리 자신을 맡겼을 때 우리의 관심사는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안전하기에 패배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시편 37:5에는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라고 합니다. 잠언 16:3에는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고 합니다. 베드로전서 5:7에는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고 합니다. “맡기라”는 말은 성경에 이외에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왠지 아십니까? 사람들이 잘 맡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맡기면 확실하게 지키시고 복 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약속을 이루고 담당하실 분이십니다. 

결론

  하나님의 사람들이 새벽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할 때보다 근심과 걱정을 하나님께 맡기고 평화스럽게 잠을 잘 때에 하나님은 더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은 힘센 준마 보다, 재능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 보다,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과 하나님께 맡기고 사는 사람을 좋아하십니다. 하나님이 왜 주무시지 않습니까? 왜 졸지 않습니까? 우리를 자게 하시려고 주무시지 않고, 우리의 일을 이루어주시려고 졸지도 않으십니다.
  의뢰하는 것은 하나님께 삶의 고삐를 맡기는 것입니다. 의뢰하는 것은 풍랑 속에서도 곤히 잠들 수 있는 평안을 얻습니다.
  제가 일반 복장을 할 때도 십자가를 목에 걸고 다닐 때가 많습니다. 지난번 호주에 갔을 때 일반 복장에 십자가를 걸고 있었는데 어느 가게에 들어갔더니 가게의 주인인 듯 한 아주머니가 “Are you a Franciscan?”(당신은 프란시스코 수도회 소속입니까?)라고 인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니요, 나는 개신교 목사입니다”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그 아주머니가 “Cross protects our lives”(십자가가 우리 삶을 지켜 주지요)라고 하는 겁니다. 가톨릭 신자들은  십자가를 목에 걸고 있으면 십자가가 삶을 지켜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념하는 것이고 묵상하는 것이지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NO” 하려다가 참고 속으로만 했습니다. 저는 오래 전에는 십자가만 보면 눈물이 났습니다. 요즘에는 십자가만 보면 평안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십자가를 의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십자가를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달리신 우리 주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우리 주님 하나님을 의지하여 모든 것을 맡기고 물가에 심은 나무처럼 청청하게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사는 성도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