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목사

우리는 적당히 살고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천국에 가려는 유혹을 받습니다. 적당함의 기준이 뭐냐.
첫째는 내가 편한 만큼입니다. 성도들이 예배당에 앉는 자리는 본인이 얼마만큼 편안한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를 처음 오는 분들은 처음에는 맨 뒷자리에 앉았다가 한 5년 되면 중간으로 옮깁니다. 그 거리는 심리적인 거리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편안한, 내가 얼마만큼 편한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적당의 기준은 익숙한 차원입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 익숙하지 않은 것처럼 불편한 게 없고 그건 불편한 것뿐만이 아니고 무섭습니다. 예컨대 방언이라는 것이 뭔지를 모르는 사람이 남이 방언하는 것을 들으면 기겁합니다. 사도바울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 ‘미쳤다 하리라’
그리고 좀 적극적인 성도의 경우에도 적당의 기준은 내가 할 수 있는 차원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차원에서 교회봉사를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차원에서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지, 할 수 없는 것을 맡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건 정말로 불편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익숙한 데에만 머물게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믿음이라는 것은 가보지 못한 곳을 가기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익숙한 곳에 머물 때에는 특별히 믿음이 필요 없습니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가본 적이 없는 곳을 갔기 때문이고 그리고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순종하고 나갔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믿음이고 그것이 용기인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권면의 말씀이 있습니다. 만일 제가 여러분을 목회하면서 저에게 편하고 익숙한 대로만 한다면 그건 여러분의 신앙성장을 가로막는 것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에요. 편하고 익숙한 대로만 교회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거기에는 영적인 발전이 따라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편하고 익숙한 데에만 머물고자 한다면 우리 신앙생활에 무슨 발전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우리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됩니다. 나보다 공부를 더 잘하는 사람이 있고 나보다 노력을 더 많이 하는 사람이 있고 나보다 더 헌신적인 사람이 세상에 많이 있습니다. 그걸 알아야 됩니다. 예수님의 씨 뿌리는 비유를 보면 옥토가 되기도 어렵지만 옥토가 아닌 땅이 더 많아요. 옥토가 되는 것만 해도 대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옥토 중에도 삼십 배 맺는 옥토가 있고 육십 배 맺는 옥토가 있고 백배를 맺는 옥토가 있다고 했습니다. 옥토가 되는 것도 어려운데 옥토가 되더라도 거기에 더 많은 열매를 맺는 땅이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야말로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데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많은 겸손을 요구하는 것뿐만이 아니고 우리로 하여금 분발할 수밖에 없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좋은 성경구절이 있습니다. 로마서 12장에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한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이 성경구절에 하나님의 뜻에는 세 가지 속성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선하고 기뻐하시고 온전하다. 그런데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는 사람들을 저는 만나보았습니다. 그 세 가지 속성이 하나님의 뜻의 세 가지 단계라는 것입니다. 가장 기초적인 하나님의 뜻의 단계는 선하신 뜻이고 그보다 높은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이고 가장 높은 것은 온전한 뜻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같은 하나님의 뜻을 좇아 살더라도 선한 차원에 머무는 사람이 있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고, 그리고 온전한 그것을 좇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딸을 두신 분들, 딸이 사귀는 남자를 데리고 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부모 보기에 나쁘지는 않아요. 좋아 보여요. 그렇다고 해서 기쁜 건 아니에요. 그리고 완전한 사윗감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럴 경우에는 허락을 해야 됩니까, 말아야 됩니까. 딸 둔 것을 후회해야 됩니까. 입장이 참 난처하지요.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썩 마음이 기쁘지도 않은 그런 것을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는 것처럼 하나님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고집할 때, 우리가 무엇을 선택할 때 하나님이 그것을 나쁘게 보지는 않고 반대하시지도 않는데 그렇다고 기뻐하시지도 않고 하나님의 온전한 뜻과는 거리가 먼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아마도 어떤 분들은 아, 선한 뜻을 이루는 것만 해도 어딥니까, 그것만도 어딥니까. 예, 그렇게 생각하는 한은 정말로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경험하지 못하고 살게 될 것입니다. 정말로 일리가 있는 해석이라고 생각됩니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이라는 소설이 있지요.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걸 하나님이 반대한다고 그들은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하나님의 완전한 뜻은 아니라고 판단해서 좁은 문에 들어가겠다는 심정으로 결혼할 수도 있지만 독신으로 산다, 이것이 좁은 문의 줄거리인데 결혼, 독신을 떠나서 분명히 알 것은 열매를 맺는 신앙과 열매 없는 신앙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좁은 문으로 들어가느냐 좁은 문으로 들어가지 않느냐의 차이에 있습니다. 예수님 말씀하시기를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고 하셨습니다.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넓고 행하는 자가 많으니라고 했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잃으려하면 구하고 구하려하면 잃는다고 했습니다. 사람이 자기를 높이려하면 하나님이 낮추시고 자기를 낮추면 하나님이 높이신다고 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열매를 많이 맺는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생명의 비결이요 형통의 비결이요 열매 맺음의 비결입니다.

오늘 본문말씀은 평범하게 지나칠 수 있는 성경구절입니다. 사도바울이 말하기를 ‘내가 너희에게 나갈 때 그리스도의 충만한 축복을 가지고 갈 줄을 아노라’ 충만한 축복-full measure of the blessing of Christ. 그리스도의 충만한 축복을 가지고 갈 줄 아노라 라고 말했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
첫째로 바울은 그리스도의 충만한 축복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오늘날 이와 같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 같습니까. 부분적으로 그리스도의 축복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그러나 그리스도의 충만한 축복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전달해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이같은 충만한 축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냐.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브라함의 순종 덕분에 그 아들 이삭이 복을 받았어요. 이삭이 축복을 해주었기 때문에 그 아들 야곱이 복을 받았습니다.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을 축복했습니다. 하나님이 요셉과 함께 하셨기 때문에 요셉이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의 복이 임했어요. 요셉이 보디발의 집에 있을 때는 보디발의 집이 복을 받고 요셉이 감옥에 있을 때는 간수장이 복을 받고 바로의 궁정에 들어가니까 애굽 전체가 복을 받았습니다. 만일 하나님의 복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복을 빌라고 말씀하셨고 왜 목사들이 축도로 예배를 마무리하겠습니까. 그러니까 복을 빌어주는 사람이 꼭 있어야만 우리가 복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복을 빌어주는 사람이 많이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그리고 그리스도의 복이라고 부분적으로 전달하는 사람은 많지만 충만한 분량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참 드뭅니다. 평소의 신앙과 헌신과 희생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게 평소에는 힘들더라도 그것 때문에 우리의 삶에 그리스도의 좀 더 충만한 축복의 분량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건 정말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부모의 신앙, 부모의 희생이 당시에는 힘들더라도 그것이 있었기 때문에 자기 자식에게 좀 더 충만한 그리스도의 축복을 줄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이건 목회자도 그렇고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에요. 충만한 그리스도의 축복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만큼 의롭게 살고 순종하고 우리의 희생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좁은 문의 순종, 또 밀알처럼 썩어지는 순종이 있고 그리고 나서 우리가 충만한 그리스도의 축복을 전달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전달하는 사람만 있어야 되는 게 아니고 받을 줄 알아야 됩니다. 받을 수 있어야 됩니다. 아무리 바울이 그리스도의 충만한 축복의 분량으로 나가더라도 로마의 성도들이 그것을 받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인터넷으로 다량의 파일을 보내줘도 그걸 못 받는 컴퓨터가 있습니다. 그러면 마찬가지입니다. 이삭에게 복을 빌 권세가 있었지만 에서는 못 받았습니다. 야곱이 그걸 받았습니다. 복을 빌어줄만한 권세가 있더라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못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은 궁금하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내가 그걸 받을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떻게 아느냐. 받기 위해서 애써야 됩니다. 이건 그냥 평범하게 있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왜 예수님이 오리를 가자하면 십리를 가주라고 말씀하시고 누가 겉옷을 달라고 하면 속옷까지 주라고 말씀하셨느냐. 이건 세상이 나에게 요구하는 만큼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것만 해도 사실 대단한 것입니다. 세상이 나에게, 사람들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만큼만 하는 것도 사실 대단한 것입니다. 그것도 못하는 사람들 많아요. 그러나 사람들이 내게 요구하는 만큼만 하고 끝내는 사람은 얌체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누가 오리를 가자하면 십리를 가주는 여유가 있어야 됩니다. 이건 그냥 내 희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이건 나를 그만큼 더 큰 그릇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누가 나에게 달라는 만큼만 준다면 그건 얌체에요. 그 이상을 생각할 수 있어야 됩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나는 그러기에는 시간이 없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 만들면 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좇기에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면 그 사람은 쓸데없이 바쁜 것입니다. 그의 바쁜 것이 그의 영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나는 신앙생활하기에 너무 바쁘다 그 사람은 불필요하게 바쁜 것입니다. 무엇을 위해서 바쁜 것입니까. 무엇을 위해서 삽니까.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그에게 유익하리요 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바쁘고 무엇을 위해서 시간이 없습니까. 정말로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을 올바로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신앙이에요.

우리가 이처럼 교회생활을 하고 신앙생활을 애를 쓰는데도 못하는 것이 있고 이루지 못하는 것이 있는데 아예 교회를 다니지도 않고 멀리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그들의 영혼의 황폐함과 고독함은 상상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들의 영혼의 황폐함. 물이 흐르지 않고 광야와 같은,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는 영혼의 황폐함과 고독함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비극적인 것은 그리스도의 축복을 전달할 사람도 없고 받을 사람도 없는 것입니다. 이건 말할 필요가 없지요. 제가 옛날에 캐나다에 살 때 캐나다 사람들이 농담으로 ‘미국에 가면 밥 호프라는 사람도 있고 자니 캐시도 있는데 캐나다에는 호프도 없고 캐시도 없다, 희망도 없고 현찰도 없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을 봤는데 호프도 있고 캐시도 있고 믿음도 있고 복을 줄 사람도 있고 받을 사람도 있어야 됩니다.

과연 그리스도의 충만한 축복이 뭐냐. 여기서 바울이 충만한 축복을 가지고 갈 줄로 안다고 말했는데 그게 도대체 뭐냐. 그건 잘 모릅니다, 누려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갖고 있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것만큼은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신앙적으로 내가 누리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사도바울이 오늘 본문에서 말하는 충만한 축복은 롤스로이스 자동차라든가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아, 내가 더 충만한 복을 받아서 내가 더 넓은 집에서 살아봐야지, 그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이것은 신앙적인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신앙적인 차원에서 우리는 좀 더 충만한 그리스도의 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걸 꿈꿔야 됩니다. 내가 현재 있는 이곳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나는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 나는 좀 더 잘 믿을 수 있다는 사실. 만일 여러분이 나는 이만해도 잘 믿는 것입니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여러분은 이미 충만한 축복을 누리고 계시는 것이고 그게 아니고 나는 아직도 발전할 여지가 있습니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여러분은 좀 더 충만한 축복을 사모해야 됩니다. 그 말은 일어나 움직여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내가 그냥 머물러 있으면 안 됩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가 지금까지 편안하다고 생각했던 자리에서 일어나서 불편하더라도 익숙하지 않더라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라도 ‘내가 이제 믿음으로 순종하며 가겠습니다!’ 여기에서 충만한 그리스도의 축복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