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4:22-33),인명진목사

지금 베드로에게 엄청난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보는 대로 베드로가 지금 갈릴리바다 위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물위를 걷는 일은 베드로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베드로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평생 동안 갈릴리바다에서 배를 타고 고기를 잡던 어부였습니다. 베드로에게 있어서 고기가 잘 잡히면 즐겁고 행복한 날이었고 어쩌다 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실망하고 실의에 빠지는 날이었습니다. 베드로에게 갈릴리바다는 행복과 불행이 담겨 있는 곳이었습니다.

베드로의 삶은 전적으로 갈릴리바다에 꼼짝없이 묶여 있었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 동안을 갈릴리바다에 매여서 살던 베드로가 지금 갈릴리바다를 저벅저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갈릴리바다에 발목이 잡혀있던 베드로가 이제는 오히려 갈릴리바다를 밟고 그 위에 당당히 서있습니다. 마음껏 자유롭게 바다 위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엄청난 기적입니다. 물론 사람이 물위를 걷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아닌 베드로가 그것도 갈릴리바다를 걸어간다는 것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평생 동안 한 번도 내가 바다 위를 마음대로 자유롭게 걸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베드로에게 있어서 갈릴리바다는 배를 타야만 한 발자국이라도 다닐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지금까지 이 생각에 얽매여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로운 사건이 베드로의 삶에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베드로가 갈릴리바다를 걸었다는 것은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사건이었습니다.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오던 베드로의 고정관념이 여지없이 깨어진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오늘 본문을 통해서 전후 사정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다 위를 걸어오셨고 베드로가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라고 하자 주님께서 오라 하시니 베드로가 배에서 뛰어내려 물 위를 걷게 되었다고 성경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그 배가 움직여야만 한 발자국이라고 움직일 수 있었던 베드로가 배는 가만히 있는데 두 발로 자유롭게 바다 위를 걸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방식, 지금까지의 경험, 지금까지 베드로가 살아왔던 삶의 역사 모든 것이 다 깨지는 새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도전하는 신앙에 대한 놀라운 응답이 나타난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바다 위를 걸어오신 것은 제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예수님이 자신이 바다 위를 걷는다는 기적을 보여주시기 위한 것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사실 그것은 일상생활에 꼼짝 없이 매여 사는 제자들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우리들은 바다는 배를 타야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바다 위를 가고 싶은 사람은 배를 타야 하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갑니다. 배를 타지 않고 바다를 걸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 고정관념에 꽉 매여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와 같은 생각에 꼼짝없이 매여 사는 제자들에게 그런 생각을 버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바다 위를 걸어다닐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예수님처럼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베드로와 같은 사람에게도 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평생 배가 없이는 한 발자국도 바다 위를 걸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던 베드로도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제자들에게 그리고 오늘 우리들 모두에게 가르쳐 주시고 싶으셨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생각으로 바다 위를 저벅저벅 걸어오신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사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들은 누구나 어떤 고정관념에 매여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다, 나는 이렇게 밖에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붙잡혀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운명적인 조건에 의해서 날마다 우리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러려니 하고 똑같은 삶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의 모습입니다. '할 수 없지. 내 운명이지. 세상이 본래 그런 것이지.' 하는 고정관념에 우리의 인생이 꽉 매여서 헤어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비근한 예로 거의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꽉 박혀 있는 생각이 돈이 없으면 세상을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돈이 있어야 무슨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고 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꽉 붙잡혀 평생을 살아갑니다. 돈이 없어도 인생을 잘 살 수 있고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합니다. 돈 없이 잘살아보자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으면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있어야 행복하고 돈이 있어야 무슨 일을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 붙잡혀 돈에 전전긍긍하며 살아갑니다. 꿈에라도 돈이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 돈에 관계없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정말 그렇습니까? 사실과는 관계없이 진실과는 관계없이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이런 고정관념에 꽉 붙잡혀서 노예가 되어서 한 번도 다른 생각을 해보지 못하고 세상은 으레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자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들에 대해서 대부분의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좋은 학교에 가야 한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좋은 직장을 다니고 좋은 직업을 가져야 인생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아이들을 이리저리 학원에 보내고 다그치고 힘들게 합니다. '좋은 학교에 안 가도 인생을 잘 살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 대학에 안 가도 좋은 일을 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마치 바다는 배를 타고 건너야지 걸어서는 도저히 갈 수 없다는 생각과 같습니다. 우리는 도저히 결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정말 그렇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이 배를 타야 바다를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에 대해서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바다는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고 좋은 학교에 다녀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고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도 위대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시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붙잡혀서 쩔쩔매고 전전긍긍하는 이 고정관념에 대해서 정면으로 도전하신 것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평생 동안 나 자신도 모르게 고정관념에 붙잡혀서 매일 매일의 삶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어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는가?' 여러분 스스로의 삶을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누가 언제 나에게 심어준 고정관념인지 모르지만 평생 동안 거기에 사로잡혀 벗어나면 죽을 줄 알고 살아갑니다. 예수님께서 이것에 대해서 도전하시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바다는 배를 타고서만 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친히 바다 위를 걸으심으로 제자들이 매여있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서 그들이 바라고 나가야 할 미래와 세계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도전에 베드로가 바로 응답한 것입니다. 마침내 베드로는 그 자신도 평생 동안 배를 타야만 걸을 수 있다고 믿었던 으레 그런 줄로만 알고 평생을 살아왔던 바다를 저벅저벅 걸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사로잡혀왔던 망령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기적의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아무 생각 없이 으레 그러려니 하고 그날이 그날처럼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어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날 수 없다는 생각과 틀에서 벗어나라는 것입니다. 그러는 한 새로운 세상, 새로운 축복의 땅을 얻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새로운 도전을 주신 것입니다. 결국 이와 같은 도전을 신앙으로 받았던 아브라함은 위대한 믿음의 조상이 되었고 아름다운 축복의 땅을 유산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신앙으로 도전하는 삶에 하나님께서 축복을 주십니다. 이것이 기독교의 신앙이고 믿음입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주님의 부르심에 따라 끝없이 끝없이 앞으로 도전해나가는 믿음, 세상 사람의 논리에 붙잡혀 살지 않고 진리를 따라서 과감하게 세상의 고정관념을 깨고 세상의 상식을 벗어나서 새로움으로 나아가는 도전 이것이 기독교의 신앙이고 이런 삶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돈이 있어야 행복하고 좋은 학교에 가야 출세한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만들어낸 논리입니다. 그냥 받아들이지 말고 여기서 벗어나야겠다, 이런 틀을 깨야겠다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합니다. 여기에 노예가 되어 질질 끌려다니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향해서 나가는 삶을 하나님께서 축복하실 것입니다.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요 순교자인 본 훼퍼 목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생활의 상대적 안정감에서 나와서 불안한 곳으로 나가는 것이고 예견과 예측이 가능한 곳에서 전혀 헤아릴 수 없는 우연한 곳으로 나가는 것이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전혀 예견과 예측을 할 수 없는 곳으로 나아간 것입니다. 제한된 영역에서 뛰쳐나와서 무한한 영역으로 도전하는 믿음 이것이 기독교 신앙입니다. 오늘 본문의 베드로가 그랬던 것처럼 제한된 배 안에서 뛰쳐나와서 무한한 바다로 도전하는 것이 기독교적 신앙입니다. 이와 같은 도전이 없는 신앙은 죽은 믿음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도전이 없는 삶은 공허한 논리에 붙잡혀 매일매일 그냥 끌려다니는 비참한 노예의 삶입니다. 우리에게 도전의 삶이 필요합니다. 언제까지나 배 안에 갇혀서 머뭇거려서는 안 됩니다. 으레 그러려니 하고 배 안에 웅크리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타고 있는 배 안에서 뛰어내리는 도전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는 새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들은 나름대로 어떤 배 안에 갇혀서 세상을 살아갑니다. 망망한 인생의 바다에 돈이라는 배 안에 갇혀서 바다를 건너가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명예라는 배, 어떤 사람은 권력의 배를 타고 그 배가 없으면 인생의 바다를 건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배 안에서 나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 배 안에서 나오면 죽는 것으로 생각하고 인생의 파멸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라는 배, 직장이나 사업, 권력의 배 안에서 나오는 순간 죽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생의 파멸이라고 생각하고 그 배 안에서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일은 예수님은 배를 타지 않고 바다 위를 저벅저벅 걸어오신 것입니다. 배를 나오면 죽을 줄 알았던 베드로가 믿음으로 배 안에서 뛰어내렸더니 그도 바다를 걷게 되었습니다. 베드로에게 새로운 인생이 열린 것입니다. 좁은 배 안에 매일 웅크리고 앉아 있던 베드로가 그 넓은 바다를 두 팔을 휘휘 저으며 걸으니 얼마나 기쁘고 가슴이 벅찬 삶이 되었을 것입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도 베드로처럼 인생의 넓은 바다를 자유롭고 멋지게 휘휘 팔을 내저으며 활보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언제까지나 그 좁은 배 안에서 웅크리고 앉아있을 것입니까? 돈이라는 배, 권력이라는 배, 자식이라는 배, 명예라는 배 안에 갇혀서 이것이 아니면 죽는다고 언제까지 그것의 노예가 되어 갇혀 있으려고 하십니까? 우리들도 그 옛날 베드로처럼 배에서 뛰어내려야 합니다. 저 앞에 바다 위를 걸어오신 예수님을 따라서 바다 위를 걸어가야 합니다. 나는 별수 없는 사람이라는 쓸데없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는 안 됩니다.

연세가 많이 드신 분들은 이렇게 되는대로 살다가 죽지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가 75세였습니다. 모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가 80세였습니다. 그때부터 그들은 새로운 인생을 살았습니다. 모세는 평생을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양을 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애굽으로 가서 이스라엘 민족을 구하기 위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이 75세나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고향 땅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삶을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로 하여금 꼼짝 하지 못하게 하는 복잡한 인간관계, 잡다한 감정, 여러 가지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벗어버려야 합니다. 이것들에게서 과감하게 탈출해야 합니다. 좁은 배 안에 갇혀 있지 말고 저 넓은 바다를 향해서 도전해야 합니다. 돈이 있어야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십니다. 병에 걸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병에서 자유롭고 병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권력이 없어도 명예가 없어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직장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그런 것들의 위에 설 수 있어야 합니다. 마치 바다에 꼼짝 못하고 매여 있던 베드로가 바다 위에 당당히 서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도 이제 베드로처럼 바다로 뛰어내리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무서워서 죽을 것만 같다고 생각하는 우리들 앞에 주님이 서계십니다. 바다 위를 걸어오시는 주님을 보고 용감하게 바다로 뛰어들을 때 우리도 주님과 함께 바다 위를 걸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믿는 믿음입니다. 이 믿음을 가지고 이 망망한 인생의 바다 위를 걸을 수 있어야 합니다. 평생 동안 좁다란 배에 웅크리고 앉아서 배가 움직이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고 좌절하지 마십시오. 우리 앞에 서신 주님을 바라보고 바다에 뛰어들 때 우리의 인생에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우리의 앞날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은혜가 오늘 이 아침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